군, 9차례 수색작업 무색…"그동안 뭐했나" 유족들 반발

중부전선 전방부대 소대장으로 근무 중 지난해 12월 29일 실종된 박진웅(25) 소위가 37일 만에 부대에서 1㎞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해당 군부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철원군 동송읍 토교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얼룩무늬 전투복 차림의 박 소위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대대장 등이 발견, 군 헌병대에 신고했다.

박 소위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소속 부대에서 1㎞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 측은 "최근 기온이 오르고 비까지 내려 그동안 야산에 쌓였던 눈이 녹아내린 상태"라며 "밤 사이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를 접하고 혹시하는 심정으로 장병 10여명과 함께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 소위는 실종 당일인 지난해 12월 29일 소대원과 수색·매복 작전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투입 전 소집 때부터 연락이 끊겼다.

부대 측은 박 소위가 부대를 이탈한 것으로 보고 박 소위의 연고지 등을 중심으로 소재를 수소문했다.

그러나 박 소위의 가족들은 "부모 앞으로 매달 보험까지 붓던 효성 깊은 막내아들이 탈영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군 당국은 박 소위 실종 이후 9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군 당국은 그때마다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결국 박 소위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지난달 23일 아들의 실종 사실을 언론에 처음 알렸고, 이틀 만인 같은달 25일 박 소위의 간부숙소에서 '힘들다'는 내용의 일기장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박 소위의 행방불명을 단순 부대이탈에 무게를 둔 채 수색 작업과 초동수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박 소위의 아버지(54)는 "군은 그동안 무엇을 했나. 아들 실종 직후 면밀하게 수색작업이라도 했다면…"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박 소위는 조선대 군사학과를 졸업하고서 지난해 7월 학사장교 57기로 임관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초 철원지역 전방부대로 부임한 지 두 달여 만인 12월 29일 오전 11시30분께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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