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서울청장 "권은희 수사과장 유임 요청 없어 인사"

김기용 경찰청장은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어떤 왜곡이나 은폐도 없다"고 4일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사건을 송치하면 검찰이 다시 수사할 것이고 국회 국정조사도 추진되는 상황에서 진실 은폐 의도를 가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국정원 여직원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사회적인 이슈에 관한 글을 올린 사실을 경찰이 알고도 발표하지 않은 데 대해 "'대선과 관련된 글'이라는 의미를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경찰의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발표에서 '대선 관련 어떠한 댓글의 흔적도 없다'고 했다가 '글을 올린 흔적은 있지만 사적인 내용이다'로, 최근에는 '김씨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사회 이슈 등과 관련해 120개의 글을 올렸다'로 말을 바꿨다.

김 청장은 수사 실무 책임자인 서울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수사 마무리 시점에서 자리를 옮기게 된 데 대해선 "정기적인 인사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서경찰서장이 유임을 원했으면 그렇게 했을 텐데 요청이 없었다"며 "권 과장이 50여쪽에 달하는 사건 지휘자료를 남긴 만큼 과장이 바뀌어도 수사에 무리는 없다"고 밝혔다.

김 서울청장은 특정 인터넷 사이트의 개인 아이디를 언론사 기자에게 넘겼다며 김씨가 경찰 등을 검찰에 고소키로 한 데 대해 "고발한다고 해서 경찰이 위축된다면 아마추어"라며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보고 정치경찰의 표본이라고들 하는데, 명예 때문이라도 깔끔하게 처리하겠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해소지 없이 투명하게 하라는 것 말고는 수사방향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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