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호 충주보훈지청선양계장

201331일은 3.1운동이 일어 난지 94주년 되는 해다. 그보다 한 달 전인 191928일 동경조선유학생학우회가, 미국 23대 대통령 윌슨이 주장한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외부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민족자결주의의 영향을 받아 조선청년독립단을 결성하고, ‘최팔용 . 김도연 . 백관수 등 10명을 실행위원으로 선출한 후 동경 기독교청년회관에서 유학생 대부분에 해당하는 600여명이 모여 선언문을 우편으로 동경 주재 각국 대사관·공사관과 일본정부의 각 대신, 일본 귀족원·중의원, 조선총독 및 각 신문사로 보낸 후 독립선언문과 결의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소리 높이 외쳤던 역사적인 날이다.

이 선언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민족의 자주독립을 요구하는 애국함성의 3.1운동이, 중국 전역에서도 5.4운동이 일어나는 등 식민침탈에 항거하던 약소민족에게 주권 회복의 희망을 심어주고 거국적인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날의 독립선언서는 이들의 젊은 혈기를 투영이라도 한 듯 일제의 침략은 사기와 폭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직설적으로 고발하면서 1910년 강제로 체결된 한일합병 조약의 폐기와 조선독립을 선언하고 민족대회 소집을 요구하며 이를 실현하기 까지 혈전도 불사할 것을 선언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날 행사는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다. 당시 일본 유학생이라면 사회 지식층으로서 안정적이고 부유한 미래가 보장된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장된 부와 명예는 아랑곳없이 자신과 가족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다는 엄연한 현실을 뒤로 한 채 독립운동에 과감히 투신, 적지의 심장부인 동경에서 소리 높여 독립을 외쳤으나 일제의 강제 해산으로 10명의 실행 위원을 포함한 27명의 유학생들이 검거되는 안타까움을 낳았다.

우리지역에서도 319일 괴산읍 만세운동으로부터 본격화되어 4월말까지 지속되었으며, 당시 조선군참모본부의 비밀문서는 충청지역을 경기지역 다음으로 시위가 격렬하여 위험지역으로 간주할 정도로 시위를 전개하였다.

일제의조선소요사건경위개람표에 의하면 충청지방에서 전개된 모두 92회 만세시위 중 55%51회가 폭력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전국 평균치 37%를 상회하는 것으로서 운동양상의 격렬성을 보여준다. 실제 충북의 경우 시위군중들이 경찰관서 13, 현병대 3, 군청과 면사무소 7, 우편소 1개소 등 26개소를 습격·파괴·방화하였으며, 충북지방의 시위는 44회로 25750명이 참여하였으며 사망 99, 부상 210, 체포 157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여 전국에서 평안·경기지역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특히 우리지청 관내에 충북북부지방 최초 기미3.1독립만세운동으로 괴산읍 만세운동을 비롯하여 괴산군 청안·청천·소수·연풍·장연·칠성·도안면 독립만세운동과 음성군 음성읍장터, 소이면 한내장터·대소·삼성·대소·감곡·금왕·맹동·원남면 만세운동, 충주시 신니면 용원장터 만세운동, 제천군 제천읍내·송학면 기미독립만세운동, 단양군 대강면 횟불만세운동 등 여러 곳에서 지축을 흔드는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퍼져나갔던 민족자존의 역사를 우리고장 지역민들이 지켜야 할 역사가 있다.

지금 세계는 경제적인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이 영향권에서 예외일 수 없는 우리나라도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북한의 3대 세습에 따른 무력도발 위협 등 대외적인 문제와 연일 보도되는 지도층의 부정부패, 지역갈등, 청년 실업사태, 물가·유가 인상, 빈부의 격차 심화 등의 대내적인 문제를 동시에 껴안고 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바로 나라의 주권을 잃은 민족의 한()을 가슴에 품고, 민족 차별을 받으면서도 적의 심장부에서 조국과 민족의 내일을 기약하며 학업에 정진하던 동경조선유학생들의 빛나는 2.8독립선언 정신을 본받는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도움을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서 괄목할만한 경제적 위상을 세계만방에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고장 출신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배출하는 등 세계 정상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치적 위상도 가질 정도이므로 주권을 일제에 빼앗겼던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성장하였다.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과거 역사를 되짚어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현재의 우리 자신을 한 번 비추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겨레의 자주성을 지켜온 강인한 민족정기를 이어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 된 도리로서, 빛나는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오늘날 본받아 대외적으로 국제사회에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를 전하고, 대내적으로는 우리 후손들에게 선진문화가 꽃 핀 향기로운 조국을 물려줄 수 있도록 이 땅에 다시 한번 애국의 함성을 울려주기를 바란다. 또한 이 기회에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이며, 현재요, 미래임을 제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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