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지도부의 7일 북핵 긴급 회동에서는 박 당선인과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과의 인연이 새삼 눈길을 끌었다.

문 위원장은 이날 회담이 열린 국회 귀빈식당에 먼저 와서 기다리다 박 당선인이 도착하자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하며 맞이했다. 박 당선인과 문 위원장이 만난 것은 박 당선인의 대선 승리, 문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박 당선인이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정치권의 합심을 주문하자 문 위원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더도 덜도 없이 생각이 똑같다"며 맞장구를 쳤다.

문 위원장은 "위급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특히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설날의 큰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박 당선인의 방문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40여분에 걸친 회동을 마친 문 위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오면서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은 얘기는 다했다"고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문 위원장은 16대 국회에서 박 당선인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활동을 함께했으며,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당선인과 맞상대로 일한 인연이 있다.

그가 지난달 초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을 당시 과거 상대 당의 맞수였던 박 당선인을 향해 여러 차례 직접적인 칭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2002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박 당선인에 대해 "균형감각이나 역사의식이 뛰어나다. 한마디로 나무랄 데 없는 정치인"이라면서 "우아함과 단아함이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는데다 예쁘기까지 하다"며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2004년 4월 기자간담회에서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상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당 대표로서 만난 2005년 4월15일에는 "민생·경제 살리기에 함께 하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하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후인 지난달 9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박 당선인에 대해 '균형잡힌 리더'라고 평가한 발언에 대해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박 당선인을 아직도 믿는다"며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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