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지역도 각기 달라…수사ㆍ기획분야 두각

차기 검찰총장 후보가 김진태(61ㆍ사법연수원 14기ㆍ경남) 대검 차장과 소병철(55ㆍ〃15기ㆍ전남) 대구고검장, 채동욱(54ㆍ〃14기ㆍ서울, 이상 가나다순) 서울고검장으로 압축됐다.

무성한 하마평 끝에 '결선'에 오른 이들 3명 중 한 명이 제39대 검찰총장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원안대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 명은 출신 지역이 각기 다르고, 검찰 내에서 걸어온 길도 상이한 편이다. 각자 내세우는 강점도 특징이 있다.

●'위기의 검찰' 추스른 김진태 = 추천위 구성 이후 총장 후보로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인물이다.

잇단 검사 비리와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검찰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지난해 12월 사태 수습을 위한 구원투수로 총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대검 차장으로 전보된 직후 검찰 개혁을 주문하는 여론을 받아들여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조직을 추슬렀다. 검찰이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주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차장은 한국은행을 다니다 사법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고검장급 간부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맏형'으로 통한다.

비교적 무난한 카드로 통하지만, 원칙론자라는 말도 있다. 일선 검사 시절부터 '김진태가 수사하면 다르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수사 업무에서도 탁월하다는 평을 들었다.

평검사 시절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팀에 참여해 노 전 대통령을 직접 마주앉아 조사했다. 인천지검 특수부장 때 임창열 전 경기지사 비리 의혹을 수사했고 대검 중수2과장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를 조사하기도 했다.

●'기획통ㆍ호남출신' 소병철 = 다른 두 명의 후보자보다 한 기수 아래인 사법연수원 15기 출신이다.

총장에 오르면 검찰 개혁을 위해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 수 있지만, 조직의 지나친 연소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검사장급 자리 축소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15기 총장'이 적합한 면도 있다.

전남 순천 출생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돼 북풍사건을 합동수사했으며 서울지검 조사부장 재직 때 재벌 2ㆍ3세 사교모임을 상대로 한 수백억원대 사기사건 등을 담당했다.

주미 법무협력관을 거쳐 법무부 검찰 1과장ㆍ정책기획단장ㆍ기획조정실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등 수사ㆍ기획ㆍ국제협력 분야의 주요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신중한 성격으로 핵심을 파악해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열린 사고와 검찰의 미래지향적 과제에 대해 나름의 안목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 특수수사통' 채동욱 = 14기 대표주자로 총장 후보군에 꾸준히 거론돼왔다.

특수통 검사의 계보를 잇는 검사로서 세간의 관심을 끈 대형 사건 수사에 두루 참여했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 합류하면서 특별수사에 발을 들였으며, 12ㆍ12, 5ㆍ18 사건의 검찰 논고를 작성할 정도로 논리력과 분석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재직 때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를 파헤쳐 당시 집권 여당이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를 구속했고 대검 수사기획관이던 2006년에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맡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하는 등 대형 사건을 잇따라 처리했다.

대전고검장이던 2010년 검찰을 뒤흔든 '스폰서 검사' 추문의 실체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전ㆍ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엄정한 조사를 하기도 했다.

채 고검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러나 원적에 따라 호남 출신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여당은 물론 야당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검찰지휘부 내분 사태 당시 대검 차장으로서 책임이 있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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