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오월드·엑스포과학공원에서 즐기는 전통놀이

한파 속 온양·덕산·수안보 온천 들르면 뜨끈한 명절

청주 삼겹살 등 별미… 대천항 해산물은 지금이 제철

 

 

우리의 설은 신·구정으로 두 번 지내야 하지만, 음력이 더욱 ‘설날’에 맞는다. 설빔을 입고 집집마다 새배를 다니는 게 우리네 정서, 언제부턴가 연휴는 모처럼 만나는 가족·친지들과 여행을 계획하는 황금휴가의 기간도 되고 있다.

올 설 연휴는 다른 때보다 부쩍 짧은 사흘(9~11일)에다 강추위까지 예보됐다. 하지만 연휴기간을 방안에서만 지낼 수만은 없는 일. 해외여행 보다는 가까운 고향인근, 삶터 주변으로 떠나는 것이 좋겠다.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설 연휴 이벤트 등 아이나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나들이 코스로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겨울축제 ‘청남대’ 설 특별개장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청원군 문의면)에서 한 겨울을 즐겨보자. 이곳에선 2~11일 겨울축제가 열린다.

‘청남대에서 만나는 겨울나라’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청남대 헬기장에서 설 명절과 어울리는 대형 윷놀이와 투호, 연 만들기·날리기, 신년소원 빌기 등 설 명절과 어울리는 민속놀이 체험 위주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설날 당일인 10일에는 휴관하나 9일과 11일은 명절 귀성객을 위해 특별 개장된다. 이날은 예약과 관계없이 청남대 문의매표소나 정문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승용차로 입장해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 가능하다. 이 밖에 한국수자원공사는 9~11일 부여 금강문화관에서 설 맞이 전통놀이 한마당을 열고, 세종시 전동면 베어트리파크는 연휴기간 60세 이상 부모와 함께 방문하면 성인 1명의 입장료를 50% 할인해준다.

 

●사통팔달 휴양지 ‘단양’에 가보

단양군은 중앙고속도로가 있어 찾아가기 편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사통팔달의 도시다.

예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이곳을 찾아 아름다운 산수를 노래했다. 물길 따라 자리한 단양팔경, 그중 다섯 개의 절경이 단성면에 자리하고 있다.

장회리의 구담봉과 옥순봉, 선암계곡의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이 그것. 물길 옆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59번 국도를 타고 선암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대강면과 단성면 경계에서 또 하나의 단양팔경인 사인암과 마주친다. 조선의 화가 김홍도가 열흘이나 바라보아도 그림으로 옮길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사인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첩첩이 쌓인 산들을 방패삼아 그릇을 굽고 있는 방곡도예촌이 있다. 조선시대 백자와 분청사기를 많이 굽던 곳으로 도예체험도 해볼 수 있다. 각종 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온달산성과 온달동굴도 필수코스다.

 

● 자녀들과 함께 ‘엑스포 과학공원’ ‘오월드’

계사년 ‘설 한마당 잔치’가 펼쳐지는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은 가족과 함께 설 명절을 체험할 수 있다. 9~11일 3일 동안 정문광장 일원에서 ‘설 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풍물놀이와 가족 한마당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한복을 입은 꿈돌이·꿈순이와 사진찍기, 12지간 동물모형 연만들기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장구나 퉁소 등 민속악기를 직접 다뤄보고, 윷놀이와 제기차기, 투호, 대형팽이 돌리기는 물론, 떡메치기 등의 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엑스포 대북을 직접 치며 새해 소원을 기원하는 특별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대전 오월드로 가보자.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스노 월드 페스티벌은 귀여운 동물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신나는 공연이벤트가 펼쳐지고, 캐릭터 댄스, 월드댄스 페스티벌 등을 선보인다. 눈썰매장도 28일까지 운영된다.

 

●온천과 함께 뜨끈한 연휴 ‘온양’ ‘수안보’

강추위가 몰려온다는 이번 설 연휴기간, 온천에서 따뜻한 연휴를 보내보자.

아산시 도고의 파라다이스스파 도고는 최대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야외온천풀과 유수풀, 키즈풀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온이 58도 내외인 고열 온천인 온양온천도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위장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과 피부미용에 효과가 크다.

예산의 덕산도 오래된 온천단지다. 이곳의 온천테마파크 덕산스파캐슬은 이벤트 온천탕과 물놀이 공간 등으로 나눠 골고루 즐길 수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았다는 수안보온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용출 온천. 53도 온천수는 pH8.3의 약알칼리성으로 칼슘,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온천수를 관리하는 중앙집중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중탕이나 호텔 어느 곳이나 온천수의 질은 동일하다.

충주 고구려비전시관은 우리나라 유일의 고구려 비석을 비롯해 고구려에 대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어 자녀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도 좋다.

 

●맛있는 설 명절을 보내고 싶다면

명절은 역시 배터지도록 먹어줘야 제대로 된 분위기가 난다.

간장소스에 적신 삼겹살이 일품인 청주 삼겹살거리. 그러나 이곳의 역사는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3일 삼겹살거리가 조성되었기 때문. 사실 청주사람들에게 돼지고기, 그중 삼겹살은 어떤 음식보다 친근하다. 내륙 깊숙이 자리한 청주가 바다와 거리가 멀다 보니 돼지고기에 관심을 둔 건 당연한 일.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편에는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제철을 맞은 별미 해산물을 맛보려면 대천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인근 섬을 둘러보자. 겨울바다의 정취와 겨울에만 나오는 물잠뱅이탕과 간재미무침, 싱싱한 굴 등을 맛볼 수 있다. 무창포해수욕장 바닷길도 열려 가족과 함께 바지락, 해삼 등 해산물을 잡을 수 있다.

예산에는 한우 암소 갈비를 양념에 재었다가 숯불에 굽는 옛날식 갈비구이 명가가 있다. 도톰한 고깃점에는 오랜 세월 고집해온 참숯 향과 잘 숙성된 양념 맛이 흠뻑 배어 있다. 놋그릇 한가득 담아주는 갈비탕도 정성스럽다. 삽다리 곱창도 별미 중 별미다. 데친 돼지 곱창을 소 곱창처럼 양념 없이 불판에 구워 먹는데,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향긋한 냉이를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인 곱창전골의 유혹도 뿌리치기 힘들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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