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 ‘조직 폐쇄성 완화’ 위해 장기근속자 전보 추진
전문수사관 등 이동대상 포함…성범죄 등 대처 소홀 우려도

충북지방경찰청의 학교폭력·성범죄 전담 ‘베테랑 경찰관’들이 대거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13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방청 내에서 8년 이상 근무한 장기 근속자들의 과(科) 간 인사이동이 조만간 이뤄진다.

대상자는 생활안전과 7명, 수사과 6명, 정보과 5명, 경비교통과와 청문감사담당관실 각 2명, 경무과 및 보안과 각 1명 등 24명이다.

경찰은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기능별 폐쇄성을 완화, 지방청 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성범죄와 학교폭력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경찰관들이 인사 대상에 다수 포함돼 자칫 두 분야의 수사 전문성이 취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사 대상자가 1~2명인 다른 부서와 달리 총 29명인 여성청소년계의 경우 인사이동 대상자가 5명이나 된다.

이들은 2011년 10월 개소한 아동·청소년 성폭력 사건 전담팀인 ‘1319팀’이나 지난해 6월 문을 연 학교폭력 상담 ‘충북117센터’ 등에서 일해 왔다. 충북청은 이 두 팀에 ‘베테랑 경찰관’을 배치, 전문성을 높였다고 홍보했으나 각각 1년 4개월과 8개월 만에 전보대상에 포함됐다.

학교폭력 사건과 아동·청소년, 장애인 등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줄지 않아 전문수사관의 역할이 더욱 중시되는 상황에서 경찰의 대처가 더욱 소홀해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 관계자는 “폭행 피해자인 아동과 장애인은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며 “노련한 경찰관들이 많아야 이들을 보호하며 제대로 조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충북청 관계자는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타성에 젖게 된다”며 “전문성 유지를 바라는 경찰관들에게는 일선 경찰서의 관련 부서에서 근무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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