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의혹제기로 시끌… 리얼리티 강조할수록 배신감 더해

제작진 “예능 - 다큐의 아슬아슬 줄타기… 과장편집 자제”

 

 

SBS ‘정글의 법칙’의 진정성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뒤늦게 알려지며 불붙은 논란은 누리꾼들의 추가 의혹 제기로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거듭된 논란에 제작진은 13일 과장된 표현이 일부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조작설은 거듭 부인했다.

‘정글의 법칙’이 리얼리티를 강조해 온 만큼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글의 법칙’ 계속되는 논란

진정성 논란이 불거진 이후 8일 방송에서도 논란의 불씨는 여전했다.

방송에서 결혼식을 올린 와오라니 족장의 아들 페드로가 유부남이자 야스니 국립공원의 가이드란 의혹이 방송 후 추가로 제기된 것.

누리꾼들은 페드로가 야스니 국립공원의 가이드로 활동 중인 사진과 글을 올리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제작진이 베일에 싸인 야생 부족으로 묘사한 와오라니 부족도 여행사의 투어로 만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해외 여행사의 홈페이지에는 최소 2인 기준으로 6일간 600달러짜리 와오라니족 투어 상품이 올라와 있다. 8일 방송에서 전파를 탄 피라니아 사냥도 투어 코스에 포함돼 있었다. 이밖에 바누아투 편에서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던 말말족 주민의 말이 무색하게 말말족 투어 상품도 버젓이 인터넷에 소개돼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13일 “연출에서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없는 사실을 만들지는 않았다며 조작설은 부인했다.

이지원 PD는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병만족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리얼리티 강조할수록 배신감도 커”

논란의 배경에는 시청자들이 배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정글의 법칙’ 홈페이지에는 배신감을 토로하는 시청자의 글이 줄을 잇는다. 일부에서는 ‘정진요’(정글의 법칙에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만들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처음부터 100% 리얼이라고 강조하지 않았다면 시청자의 배신감이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예능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과잉 연출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경우”라고 분석했다.

●현실과 연출 사이 ‘운영의 묘’는

이러한 현상은 리얼리티와 연출의 경계를 오가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100% 리얼’을 강조한 촬영이라 할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다큐멘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덕현 평론가는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비롯된 부분이 크다”라며 “이런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과장된 자막이나 연출을 자제하고, 필요하다면 해당 부분이 재연이나 연출이라는 사전고지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정글의 법칙’ 제작진도 “과장된 편집과 자막을 지양하고, 현장 상황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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