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공회의소가 1919년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태호 전 회장 시절의 자료 외부 유출을 둘러싼 잡음이 상임의원 간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명수 사무처장은 급기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청주상의는 14일 상임의원 20명 중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상임의원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정식 개회 전 이두영(두진 회장) 부회장 등이 퇴장, 정족수 미달로 해산했다.

이날 안건은 남부지역본부 설치, 여러 규정 개정, 2012년 결산 심사 등이었다.

그러나 오흥배 회장과 일부 상임의원이 처음부터 상의 내부 문건 유출 경위를 놓고 대립, 뚜껑을 열지 못했다.

내부 문건 유출이란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 수익금 특별회계 관리 등 이 전 회장 시절의 업무 처리와 한 처장의 허위학력 문제가 일부 언론에 의혹으로 보도된 것을 말한다.

일부 상임의원은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온 게 아니다. 상의 꼴이 이게 뭐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노영수 상임의원은 "차라리 부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달 용퇴 의사를 비쳤던 한 처장은 말미에 오 회장 옆으로 나와 "오 회장이 (ECRC 등을) 보고받고도 안 받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저는 떠난다. 젊은 직원들 볼 낯이 없다"며 사퇴 의사를 비쳤다.

지난 12일 관련자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한 청주상의 노조는 이날 다시 성명을 내고 "최고책임자는 사태를 수습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상처를 주고 있다"고 오 회장을 압박했다.

상임의원회 파행과 노조의 문제 제기에 따라 오는 21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오 회장 거취 문제가 제기될지 주목된다.

오 회장은 "공동단체인 상의의 회계나 문서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언론을 통해 회원 하나하나를 대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청주상의는 개혁의 한 복판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노조 주장에 대해 "회원들에 의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집행부가 물러가라고 논할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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