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진나라는 중국 북서쪽 변방의 작은 나라로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다른 제후국과는 상대가 되지 못할 만큼 크기나 국력이 보잘것 없었다. 그런 진나라가 강대국 이던 한, 위, 조, 초, 연, 제 등 6국을 차례로 평정하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인사정책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진나라는 인재를 널리 초빙하면서 출신지역이나 배경을 따지지 않고 철저히 능력만을 우선하여 선발했는데, 재상으로 등용된 사람 대부분이 타국사람이었다. 특히 효공때 ‘상앙’의 독특한 변법은 결정적으로 진나라를 부강(富强)케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하나는 군대에서 전공을 세우면 출신 성분에 관계없이 차별하지 않고 포상하는 제도로써 군 전력을 크게 강화시켰으며, 다른 하나는 토지 사유화를 승인하여 경제가 빠르게 발전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유능한 지도자 한사람이 크게는 국가 백년대계 기틀을 만든다. 결국 ‘인사가 만사’다 새 정부를 준비하는 대통령 당선인이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핵심적 가치는 다양함을 존중하면서도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가는데 있다. 우리지역 민심은 대통령이 각료를 임면할 때 보이지 않게 지역안배를 요구하거나 출신학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맡은바 직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지 어느 지역 어느 학교 출신이 무슨 대수랴 우리는 하루빨리 편협(偏狹)하고 폐쇄(閉鎖)적인 지역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도 이제 다문화 가정이 100만명을 헤아리는 더 이상의 단일민족이 아니다. 또 외국인 여행객 누적수가 한해 1000만명을 넘고 있다. 그러므로 국적이나 피부색등에 연연해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는 것은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사고(思考)가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우리 것만을 중요시한 나머지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운동을 국가적 차원에서 시행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도 외국을 여행하고 그 나라 명품도 사야한다. 이 말은 단순히 외화를 낭비하자거나 자국의 물품을 외면하자는 뜻이 아니다. 명품이 잘 팔리고 유명한데는 반드시 그럴만한 요인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배우자는 것이다. 국수적(國粹的) 사고에 함몰(陷沒) 되어 보호주의가 발동되면 누가 우리 것을 사줄 것이며, 우리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한동안 창조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명분아래 열린교육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3불정책을 고수 한다. 국가가 일일이 나서서 콩이야 팥이야 간섭하고 통제하는 획일적 교육시스템 아래서 어떻게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를 양성할 수 있겠는가. 창의성이란 개별행위의 다양성과 차별성을 인정해 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 또한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훌륭한 과학자를 우대해야 하지만 세계 각지의 인재들이 앞 다투어 찾아오게 해야 한다. 각국의 유능한 인재들이 국경을 초월(超越)하여 모여들 때, 또 그러한 사회적 문화나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라야 비로소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한류(韓流)가 동남아를 넘어 세계 속에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 드라마를 보는 수준에서 이제는 음악, 음식, 문화전반(文化全般)에 이르기까지 그 깊이나 내용 면에서도 훨씬 다양해졌다. 그런 면에서 싸이는 훌륭한 대한민국 홍보 전도사이며 국격(國格)을 한 단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고와 창의적 아이템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며칠 후면 국민의 뜨거운 여망을 안고 새 시대를 이끌어갈 새 정부가 출범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 속에 기억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여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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