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기 원 신성대 교수

다음 주 월요일이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한국최초의 여성대통령시대가 개막하는 것이다.

한국의 근대화와 관련하여 가장 큰 공헌을 한 대통령의 여식이라는 기대와 선거의 귀재, 원칙과 신뢰를 강조한다는 등의 평가들이 국민들의 기대치를 한껏 고양시켜놨는데 과연 통치자로서 국정운영능력을 어떻게 발휘해 나갈지 궁금하다.

선거과정에서 여당 및 일부 언론 그리고 일정세력들이 총 동원되어 박후보를 당선시켰지만 국정운영은 그들만을 바라보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국정은 선거와 달리 혼자서 북치고 장구쳐서는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더구나 선거과정의 격렬함이 있었기에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조치들이 수반되지 않으면 격렬함의 뒤끝이 작열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당선자와 함께 초기 내각을 꾸려갈 인사들은 이러한 부담감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전문성과 실무능력은 물론 인격적으로도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인사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재 보도된 인사들의 면면과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명박정부와 대비하여 고소영지고 성시경뜨다혹은 강부자내각 가고 경고성내각 오다라고 하는 등 편향적인 인사라고 하여 비판을 하고 있다.

박당선인은 신중하게 후보자들을 선택하기 위해서 주요 인선에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하였지만 우리사회 지도층에 널리 퍼져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를 막을 수는 없었다.

본인과 자식들의 병역면제 의혹과 위장전입 및 재산 축소신고, 부동산 투기의혹은 기본이고 증여세 탈루와 자녀 이중국적에 이어 심지어는 본인 국적문제까지 지도층의 슬픈 자화상이 백일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박당선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 지도층들이 살아온 솔직한 모습이기 때문에 먼저 지도층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 지도층들은 그동안 대접을 받고 혜택을 누리는 데에만 익숙했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는 소홀히 하였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따라서 권력과 부 중 하나만 선택하여야 한다.

살아온 방식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었던 사람들은 공직을 제의받아도 이전처럼 살아야 할 것이다.

살아오면서 사회적인 책무나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이익만 추구한 인사들은 아무리 임명직이라도 권력마저 향유하기 위해 공직에 들어와서는 안된다.

이들은 공직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도 그동안 그래왔듯이 자기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도 각성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너무 쉽게 구태를 인정하고 너무 쉽게 구태를 본받으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여야 한다.

하여튼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보니 박당선자는 과연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저 선거만 준비했는가라는 쓴 소리에 마땅한 답변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당선자의 역량을 가늠하는 최초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아도 역사의 시계바늘을 뒤로 돌려서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당선자가 가진 능력과 비전을 충분히 펼쳐나가기 위해서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잘못된 인선에 대해서는 철회를 하든지 아니면 당사자의 자진사퇴를 유도하여 민의를 통합할 수 있는 정부를 출범시켜야 한다.

후보자들의 흠집과 관련하여 나는 몰랐다는 책임회피성 태도나 그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는 안이한 인식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장애물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인사청문회에만 맡겨서는 또 다른 어려움이 초래될 수도 있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정부출범을 순조롭게 하기 위한 당선자의 진정성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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