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5월초 정기 전대'로 가닥이 잡히면서 차기 당권을 노릴 주자들의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기 2년의 차기 당 대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권한이 강화되는데다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갖기 때문에 당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파간 경쟁도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먼저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다. 김 의원은 출마를 확정지을 경우 대선 패배 책임론을 고리로 친노ㆍ주류 그룹과 각을 세우며 변화와 쇄신을 위한 주도세력 교체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그룹에서는 김 의원 외에 4선의 김영환, 이종걸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동영 상임고문, 천정배 전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천 전 의원은 24일 '민주당 부활의 길'이라는 글에서 "민주당이 '웰빙정당'이 돼버렸음을 부인할 자신이 없다"면서 "국민에 대한 자세를 180도 바꿔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소리를 듣는 비상대기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며 '24시 민심 민원 구조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대선 패배 후 '정중동' 모드에 들어간 친노·주류측 셈법은 한층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해찬 한명숙 전 대표 등 간판급 인사들이 이미 당 대표를 역임, 그룹 내에 중량감 있는 '대표선수'가 마땅치 않는데다 비주류측의 책임론 공세 등을 감안할 때 직접 나서기는 여의치 않은 탓에 아직 '안갯속' 구도가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신임 대표의 임기가 2년이나 되는 만큼, 마냥 뒤로 물러서 있기 보다는 '대리인'을 내세워 재기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당 안팎에서 힘이 실린다.

현재로선 3선 출신으로, 대구ㆍ경북(TK) 출신의 김부겸 전 의원이 친노·주류측이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후보로 비중 있게 거론된다.

김 전 의원은 출마에 무게를 두고 막판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로선 친노·주류와의 연대가 부각될 경우 비주류측의 책임론 공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마를 고심 중으로 알려진 4선의 신계륜 의원도 범친노·주류측과 연대가 가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계에 뿌리를 둔 4선의 추미애 의원도 6.9 전대로 지도부에 진출한 뒤 대선을 거치며 친노ㆍ주류측과 거리를 좁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범주류계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의 행보에도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 고문은 현재까지 불출마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대표 임기가 2년으로 연장되면서 주변에서 출마 권유가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당내 세력판도를 감안할 때 그가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지원 대상 등 그의 의중이 경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광주 출신인 재선의 이용섭 의원도 '탈계파ㆍ혁신'을 기치로 당권 도전 의사를 거의 굳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세균계로 역시 광주 출신인 3선의 강기정 의원도 '세대 교체론'을 내세워 당 대표 도전을 검토 중이다.

이 의원은 개인성명에서 "민주당은 혁신다운 혁신을 한 적이 없으며, 전대도 '혁신 전대'가 아니라 '계파 전대'로 변질되고 있다. 계파간 싸움이 계속되면 신당 출현은 시간 문제"라며 "기존 질서를 깨는 대반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내에서는 재선의 우원식, 이목희 의원 등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아직은 물밑 탐색전 수준이어서 구체적인 후보군은 3월 중순쯤이나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