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박 대통령은 25일 취임식을 갖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서의 5년 임기를 시작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행복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희망의 새 시대,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식에 참석한 7만여명의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박 대통령은 20분 분량의 연설에서 30차례 가량 박수를 받았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통해 취임식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장터에서 취임사를 경청한 사람들도 박 대통령의 연설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날만큼은 지역·세대·계층을 떠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박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했을 것이다.

국민은 또 박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한마음으로 바랐을 것으로 믿는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국민행복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 대통령은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 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3대 국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올해로 건국 65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은 짧은 헌정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피와 땀을 바탕으로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함으로써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신화를 썼다.

반세기 남짓한 기간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에는 박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한강의 기적을 선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 컸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제부흥을 이끈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성장동력이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부흥을 국정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잡은 것은 정확한 현실진단에서 나온 올바른 처방으로 보인다.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의 경제성장률은 노태우 정부 8.3%, 김영삼 정부 7.1%, 김대중 정부 4.8%, 노무현 정부 4.3%, 이명박 정부 2.9% 등으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을 이루는 해법으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 과학기술과 IT를 주축으로 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옳은 지적이다.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좁은 대한민국이 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사람이 중심인 창조경제를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점도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며칠 전 내놓은 새 정부 국정 청사진에 경제민주화가 포함되지 않아 공약파기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이 논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국민행복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앞에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이 버티고 있다.

이처럼 국정운영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지 않고서는 박 대통령 혼자의 힘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거나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안팎으로, 취임 초기 역대 어느 대통령의 지지율 보다 낮은 점은 우려할 만하다. 51.6%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단기간에 추락한데는 대선 후 주요인선 과정에서 보여준 불통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 파트너인 야당과도 대화하고 대선과정에서 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를 만들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쌓는 일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행복과 새 희망의 시대를 열겠다는 박 대통령의 취임사는 공염불(空念佛),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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