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에 약용식물 '원지'(遠志)와 '석창포'(石菖蒲) 추출물을 섞은 인삼복합물이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동의보감에 기록된 '주자독서환'(朱子讀書丸)의 효능을 동물 실험을 통해 검증, 그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동의보감은 주자독서환에 대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잘 잊어버리는 것을 치료하는데 인삼과 원지, 석창포가 들어간 것으로 환을 만들어 사용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농진청은 중추신경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인삼 사포닌 Rg2와 치매 개선 효과가 있는 또 다른 인삼 사포닌 F2에,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원지 사포닌과 총명탕의 재료로 사용되는 석창포를 섞어 인삼복합물을 만들었다.

이 복합물을 쥐에게 먹인 다음 어두운 공간을 좋아하는 쥐의 습성을 이용, 밝은 방에서 전기 충격기가 있는 어두운 방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복합물을 먹지 않은 쥐는 전기 충격기가 있는 어두운 방 앞에서 머뭇거리는 시간이 10초 전후였지만 복합물을 먹은 쥐는 충격을 기억해내 15초 이상을 머뭇거렸다.

수중미로 테스트에서도 인삼복합물을 투여한 그룹은 미로 통과 시간이 8초로 투여하지 않은 그룹 13초보다 공간 지각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험 동물 뇌의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인삼복합물을 투여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아세틸콜린 양이 32.3% 증가해 기억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은 학습과 기억에 관련돼 있으며 치매환자는 아세틸콜린의 양이 급격히 감소한다.

농진청 인삼특작이용팀 김영옥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삼과 약초의 조합으로 기억력을 개선시키려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현대 과학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품이나 천연물 의약품으로 인삼과 약용식물이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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