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밥 농약 검출 사건의 전모가 당장 밝혀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은경찰서는 현재 이들을 상대로 식당에 농약을 들여 놓은 이유와 음식물에 농약을 탄 과정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지만 병석에 누워 있는 이들은 모두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다.
경찰은 수사관을 병원으로 보내 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당시 상황을 캐고 있지만 의사소통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들의 구토물을 조사한 결과 고독성 농약인 메소밀(methomyl)’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메소밀은 세계보건기구의 1급 독성 농약이다. 제초제인 그라목손은 심한 냄새가 나지만 농촌에서 고추 농사 등에 주로 사용하는 메소밀은 무색무취의 살충제로 분말과 액체 두 종류로 나눠 시중에서 판매되고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건은 농가에 있어야 할 이 살충제가 왜 식당에 있었는지, 콩나물밥에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갔는지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
경찰은 일단 종업원의 단순 실수, 누군가 살해 의도를 갖고 독성 농약인 이 메소밀을 양념통에 넣었거나 식당에 갖다 뒀을 가능성 등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주인과 종업원을 제외하고 당시 사건 현장에서 콩나물밥을 먹은 노인들과 콩나물밥을 먹지 않고 귀가해 사고를 면한 2명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이 결과 주인인 A씨가 특별히 남에게 원한을 살만한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독성 농약인 메소밀을 일반 가정에서 간혹 쥐를 잡기 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식당에 쥐를 잡기 위해 A씨가 갖다놓은 메소밀을 종업원인 B씨가 참기름이나 조미료로 오인해 콩나물밥에 넣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분별력이 떨어지는 70대 후반의 고령인데다 콩나물밥을 조리하기 전 먹은 것으로 알려진 닭볶음탕과 함께 술을 마셨을 가능성도 있어 종업원의 단순 실수에 의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주인과 종업원을 상대로 수사를 펼 수 없어 이들의 병세가 호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조만간 단순 실수에 의한 사건인지 살해 의도가 있는 고의적인 사건인지를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보은/임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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