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윤석민 4⅓이닝 2실점 패전 - 4안타 타선 침묵에 수비 실책으로 자멸

한국 야구대표팀이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일격을 당해 2라운드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턴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윤석민(KIA)이 4⅓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하나를 내주고 2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0-1로 뒤지던 5회 1사 1루에서 윤석민을 구원 등판한 노경은(두산)이 오히려 추가 실점해 분위기가 네덜란드 쪽으로 더 기울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에서도 빈타에 허덕여 불안감을 안긴 타선은 이날도 4안타에 그쳐 무득점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게다가 공식 기록으로 잡힌 한국의 실책만 4개나 될 정도로 공·수 전반에 걸쳐 기대를 밑돈 경기였다.

네덜란드는 앞서 호주를 4-1로 꺾은 대만과 조 선두로 나섰다.

한국은 조별 1·2위까지 오르는 2라운드 진출을 위해서는 남은 호주, 대만과의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국제야구연맹(IBAF) 세계랭킹 4위의 한국은 네덜란드(7위)와의 역대 전적에서 3승7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2009년 야구월드컵 예선에서 2-4로 진 뒤로는 4연패에 빠졌다.

한국은 호주와 4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류중일 감독은 네덜란드 선발 디호마르 마르크벌이 왼손 투수인 점을 고려해 선발라인업에 좌타자를 이용규(KIA)와 김현수(두산) 둘만 포함했다.

정근우(SK)와 이용규에게는 1,2번 '테이블 세터'의 임무를 맡겼다. 이용규는 원 포지션인 중견수가 아닌 우익수로 돌리고 중견수에 전준우(롯데)를 선발로 내보냈다.

3번 타순에는 왼손 이승엽(삼성) 대신 김태균(한화)을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켜 1루수 이대호(오릭스), 좌익수 김현수(두산)와 중심 타선을 이루게 했다. 6번부터는 전준우, 포수 강민호(롯데), 유격수 강정호(넥센), 3루수 최정(SK)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1회부터 어설픈 수비 탓에 큰 위기를 맞았다.

안드렐톤 시몬스의 유격수 앞 땅볼 때 강정호가 1루로 던진 공이 바운드되면서 이대호가 잡지 못해 뒤로 빠졌다. 시몬스는 2루까지 달렸다.

윤석민이 요나탄 스호프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로저 베르나디나의 2루수 땅볼 때 정근우의 송구가 좋지 못해 이대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며 1사 1,3루의 궁지에 올렸다.

다행히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의 2루수 쪽 직선타를 정근우가 직접 잡아 병살타 처리하면서 큰불을 껐다.

하지만 결국 2회초에 선취점을 내줬다. 좌익수 쪽 2루타를 치고 나간 선두타자 안드뤼 존스가 산더르 보하르츠의 희생번트에 이어 커트 스미스의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로 홈까지 밟았다.

한국은 4회에도 실점할 뻔했다. 2사 후 존스의 중전안타, 보하르츠의 볼넷으로 1,2루가 된 상황에서 스미스의 좌전안타가 터졌다. 하지만 좌익수 김현수의 정확한 송구로 2루 주자 존스를 홈에서 잡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승부의 추는 5회 네덜란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노경은이 시몬스에게 좌전안타, 스호프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됐고 베르나디나의 2루수 땅볼로 추가 실점했다. 이어 발렌티엔의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내줘 0-3으로 벌어졌다.

7회에도 손승락(넥센)에 이어 차우찬(삼성), 정대현(롯데), 서재응(KIA)까지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점수 차만 더 벌어졌다.

2루타 2개와 사4구 두 개에 수비 실책 등을 엮어 다시 2실점, 한국의 추격 의지는 완전히 꺾였다.

한국은 3회 2사 후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최정이 투수 견제에 걸려 아웃되는 등 타선에도 전혀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4회에는 1사 후 이용규의 볼넷, 김태균의 좌전 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이대호, 김현수의 후속타 불발로 수확 없이 공격을 마쳤다.

선두타자 최정이 우전 안타로 살아나간 6회에는 정근우의 잘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잡혀 병살타로 연결되고 말았다.

6회 1사 1,3루에서는 강민호가 삼진, 대타 이승엽이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많지 않은 득점 찬스에서도 끝내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영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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