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론칭…"박대통령 회원 아니다…상호 독립적"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정책적 뒷받침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이 독립 기관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박근혜 싱크탱크'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앞으로는 독립성ㆍ중립성을 갖춘 민간 싱크탱크로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서강대 교수를 지낸 김광두 원장은 3일 마포구 서강대 마테오관에서 홈페이지 론칭 행사를 갖고 "정부나 대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독립적 싱크탱크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부터 상호 독립적인 관계이고, 박 대통령은 우리 회원도 아니다"라며 "어떤 정치세력에게도 자유롭게 얘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010년 12월 연구원 출범때 발기인으로 참여했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 회원직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영상물 가운데 두 개가 '소통'을 주제로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새 정부의 '불통' 논란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 김학수 교수는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영상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민의 정보욕구가 강해지는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불통 이미지가 생긴다"면서 "새 정부는 언론을 매개체로, 국민과 소통해야만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작년 12월27일 당시 윤창중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밀봉된 봉투를 열어 인선 내용이 담긴 서류를 꺼내 읽은 사례를 거론하며 "그게 (불통 이미지의)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분야별로 박 당선인을 도와온 '5인 공부모임' 멤버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세종대왕 리더십'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직언을 받아들이는 소통"이라며 "우리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말했다.

연구원이 국민행복지수·민생지수·국민안전지수 등 3대 지수를 개발해 새 정부를 평가하겠다는 것도 박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두기로 이해된다.

결과가 좋으면 객관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결과가 나쁘면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색채 지우기'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는 지적도 많다.

상당수 연구원 회원들은 새누리당 대선기구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현 정부의 탄생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일부 인사는 새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에 중용됐다.

연구원은 앞으로의 '홀로서기'를 위해 새 내각에 입각한 회원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회원 자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새 정부에 기용된 회원들은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탈퇴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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