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희 강동대 교수

세월은 흘러 흘러 춘삼월(春三月)이 되었다. 2013년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춘(立春)이 지나고 우수(雨水)가 지나 경칩(驚蟄) 이다.

우리 대한민국도 새로운 18대 정부가 시작되고 국민행복 시대가 열렸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새로운 마음은 활기차고 기쁘고 행복하다.

3월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학교 생활의 시작이다. 학교도 그동안 방학이라는 휴식기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준비를 하여 학생을 맞이 한다. 이러한 시기는 긴장과 설레임도 있지만, 생활의 활기와 환경에 신동력으로 작용하여 생기 넘치는 신학기의 삶을 시작하게 합니다. 본인도 교편 생활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대학에 몸 담은 지 벌써 20년 이다. 새로운 기분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새내기 마음으로 2013년도 신학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 춘삼월의 시작을 새롭고 밝은 해가 떳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활기차고 행복하게 시작하자.

오늘은 경칩이다.

벌써 세월이 흘러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 이다. 경칩은 24절기 중 하나로 입춘 입기일(入氣日) 15일 후인 양력 219일 또는 20일이 되며 태양의 황경이 330도의 위치에 올 때 이다. 우리조상들이 세월을 가듬하는 24절기를 간략히 살펴보면, 상순에 드는 절기(節氣)와 하순에 드는 중기(中氣)로 나뉘며, 흔히, 이들을 합쳐 절기라고 한다. 입춘은 절기인 반면 우수는 중기이다. 음력으로 대개 정월에 들고,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말 이다. 그러니 이제는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을 온다는 것이다. 사실상 태음태양력(陰曆)에서 정월은 계절상 봄에 해당된다.

우리 속담에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뜻으로 우수의 성격을 잘 표현해 준다. 이 무렵이면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아무리 춥던 겨울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을 활짝 틔운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려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한다.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 이시기에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서 먹는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한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하고,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한다. 경칩에는 보리 싹의 성장을 보아 그 해 농사를 예측하기도 한다. 또한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시면,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매우 좋다고 한다.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리고 억눌려 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이다.

역사적으로 신라의 임금은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으로 불렀다. 눌지왕 시절에는 마립간이라 불렀고,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 등의 칭호는 삼국시대 초 부족 연맹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朴赫居世)를 우리는 혁거세왕(赫居世王)이라 부른다. 혁거세왕은 최고를 의미하는 왕을 후세 사람들이 붙인 것이다. 거서간(居西干)이란 진한(辰韓) 시대 왕을 의미한 것이며 밝은 해를 뜻한다. , 혁거세는 세상을 빛으로 다스린다라는 뜻이고, 거서간과 혁거세는 그 뜻이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거서간은 혁거세를 부르는 존칭(尊稱)이며, ‘위엄 있는 최고 지도자의 뜻보다는, ‘밝은 해 혹은 세상을 밝은 빛으로 다스린다라는 뜻으로 최고로 존경하는 사람의 호칭이다. 신라의 역대 왕 중 혁거세만 거서간이라 부른 이유는 밝은 해’, ‘최고로 존경하는 지도자는 오직 한 명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우리의 의식세계도 변하고 있다. 변화는 새로운 시작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퇴보이며, 죽음이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 하면서도 받아들이고 변해야만 살 수 있다. 새로운 변화는 밝게 떠오르는 태양으로부터 시작되는 새벽녘에 우리가 눈 뜨며 시작된다. 새로운 시작은 얼마 만큼 밝은 해가 뜨고 얼마 만큼 상쾌한 하루로 시작하느냐 이다. 오늘도 밝은 해가 크고 힘차게 떠오르는 만큼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맘으로 활기차게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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