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그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시대적 가치가 있기 마련인데, 요즘처럼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 하에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총리를 비롯하여 각 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아쉬운 것은 후보자들 대부분이 한두 가지씩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본인과 자녀들에 대한 병역 기피 문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구성원이라는 관점에서 심각하게 돌아봐야 할 일이다. 과거 동·서로 이념의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소련과 미국으로 대표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냉전체제는 오랜 시기를 대립과 견제의 굴레 속에 발전마저 고착화 시켰으며 순수한 올림픽정신 까지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역사적으로 동 시대를 사는 국민이 자국 지도자에 대한 신뢰는 높았지만 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지도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최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어찌 보면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주변에 신 냉전체제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국민의 총화를 모을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과거와 달리 현대는 글로벌 이슈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실시간 세계에 전파되고 공유된다.

또 피아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현실과 가상세계가 병존하는 가운데 찰나적 통찰이 더욱 필요한 세상이다. 이러한 디지털 세상에서는 지도자의 기본덕목도 과거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불변의 진리가 있다면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한사람의 지도자에 의하여 결정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의 시대를 대표하는 진정한 21C형 지도자는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또 어떠한 리더십을 갖추어야 하는가.

첫째 기본적으로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 현재, 논리와 정서, .우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있는 지도자 여야 한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나라의 국격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둘째 고착화된 산업사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 시대는 정보화 시대를 넘어 지식기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을 매개로 하는 고도의 창의력과 소프트적 노하우로 고부가가치의 무형자산을 창출하는 지적 창조사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셋째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지역간, 세대간, 이념의 간극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지역주의와 세대간 형성된 불신임의 고리를 걷어낼 수 있는 길만이 완전한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다.

넷째 법과 제도의 틀을 정비하여 통일된 미래를 내다보고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만이 국민행복과 민족의 공존을 보장한다.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북핵문제를 비롯하여 주변열강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 안보균형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역사상 성공한 지도자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과거 취임초기 극심한 국론 분열에 따른 국정혼란으로 혁신과 경제성장 모멘텀까지 흔들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는 국가의 경쟁력과 신뢰도를 약화시킨다. 그러므로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21C 지도자의 리더십은 혼자만 잘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 조직의 각료들과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고 상대를 인정하며 배려해야한다. 또 모든 것이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현대사회는 오늘과 내일이 같지 않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조망하고 이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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