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 근 취재부 기자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각종 스마트 제품들이 쏟아지는 세상. 상식을 뛰어넘는 신기하고 스마트한 제품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때면 인간과 과학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감탄을 금치 못한다.

스마트세상은, 그러나 범죄도 새롭고 진화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 ·····라고 어색한 연변식 억양으로 농촌지역 주민들을 속이던 보이스 피싱은 이제 옛말. ‘파밍’, ‘스미싱등 갈수록 정교하고 지능화된 전자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파밍(Pharming)은 진짜와 똑같은 가짜 사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모르게 금융정보를 훔쳐간다. 사용자를 속여 은행계좌, 신용카드, 주민번호, 인증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빼내간다. 스미싱(Smishing)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소액 결제를 유도하거나 금융사기를 저지르는 신종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다.

피싱 사이트 차단건수가 20111850건에서 지난해 6940건으로 3.8배 늘어났다는 금융감독원 조사결과와 같이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이 도시보다는 농촌, 청년보다는 노인들에게 집중되는 것도 문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경찰과 금융당국 등도 피해사례를 분석,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방통위는 최근 150억원을 들여 피싱대응센터를 만들었고, 금감위는 지난 5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경찰도 최근 파밍·스미싱 주의보를 내리고 피해예방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에 사기범들이 움츠러들지는 의문이다. 매번 한발씩 늦은 대응일 뿐 사기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 실제, 파밍은 해킹 툴이나 스파이웨어 프로그램과 결합해 포털사이트 링크만으로도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하면서 각종 피해를 양산하고, 스미싱도 ‘070’ 전화번호로 영업사원과 통화해 돈을 뜯어내는 수법에서 스마트폰 메시지의 링크를 클릭 만해도 돈이 빠져나가게 하고 있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예방대책일 터. 결국 자신의 피와 땀이 서린 돈을 사기범 손에 고스란히 쥐어주지 않도록 무엇보다 스스로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