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차별화 없어” 불만… 취지 어긋나
운전자 선발·서비스 등 제도적 장치 필요

청주시가 여성들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도입한 분홍택시가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성들의 야간 안심 귀가를 돕기 위해 모범 운전자를 선발해 운전대를 맡겨야 하지만 별도의 검증 절차 없이 회사가 지정한 운전자들이 일부 운전을 하고 있어 분홍택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분홍택시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운전자를 선별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시는 지난해 10월 차체를 분홍색으로 도하고 카드결제기와 GPS 장착, 차량 정보를 휴대전화로 발송하는 ‘안심 귀가서비스’ 기능을 갖춘 분홍택시 66대를 도입, 한달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후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당시 택시회사들은 승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한 회사에서 7년 이상 근무하고 무사고 경력이 5년 이상인 ‘모범 운전자’만 분홍택시를 운행하겠다고 시에 제안했다.

그러나 실상은 분홍택시 운전자 대다수를 택시회사가 자체 지정하고 있어 자격 요건을 갖춘 운전자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택시 운전자 A씨는 “분홍택시 운전자라고 특별할 게 없다”면서 “이들 운전자 대부분은 회사 마음에 드는 운전자를 배차하고 있어 일반 운전자에 비해 서비스가 좋거나 여성 등 약자를 배려하는 마인드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어 “회사가 분홍택시를 일방적으로 배차한 이유는 분홍택시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호기심에 승객들이 선호하는 이점이 있어 일반택시에 비해 손님을 태우기 유리한 점이 있다”면서 “이런 이유에서 회사가 마음에 드는 직원에게 분홍택시를 배차하는 것이 일종의 특혜를 주는 것이다. 시가 운전자의 자격을 검증하거나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분홍택시를 운행하는 11개 택시회사가 시민 불만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 회사는 모범 운전자 협회에 등록된 운전자에 한해 운전을 할 수 있게 하고 제복을 착용케 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김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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