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 내정자 11일 취임 후 곧바로 제청 예상

황교안(56·사법연수원 13기)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오는 11일 임명장을 받고 공식 취임하면 새 정부의 첫 검찰총장 인선이 곧바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한상대 전 총장이 사퇴한 이후 석 달여 이어진 검찰총수 공백 사태도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7일 김진태(61·〃14기·경남) 대검 차장과 소병철(55·〃15기·전남) 대구고검장, 채동욱(54·〃14기·서울, 이상 가나다순) 서울고검장 등 세 명을 차기 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황 장관은 취임하는 대로 이들 중 한 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총장을 임명하고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내게 된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20일 안에 청문회를 끝내지 못한 경우 추가로 10일 이내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각각 강점과 약점을 지닌 후보 3명이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실점 구원투수' 김진태 = 김 차장은 검찰이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한 시점에서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3개월여 동안 조직을 추스르고 무난히 이끌어온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 대형 수사를 두루 경험한 특수수사 전문가로 소탈하면서도 원칙과 기본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며 일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아들이 사구체신염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점과 황교안 장관 내정자에 비해 연수원 기수는 1기 아래지만 나이가 5살 많아 장관과의 관계가 다소 껄끄러울 수 있다는 점 등이 다소 불리한 요소로 거론된다.

통상 총장을 지휘하는 법무장관이 기수나 연배에서 위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 장관과 총장의 관계가 '역전'된 사례는 이귀남(12기) 장관과 김준규(11기) 총장이 있다.

물론 황 내정자와 검찰조직에서 30년 가까이 선후배 관계로 지내온 터라 새삼 문제 될 게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국민통합·개혁이미지' 소병철 = 소 고검장은 검찰 내 연수원 15기 중 선두 주자로 손꼽힌다.

법무부 검찰1·2과장과 정책기획단장·기조실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등 수사·기획 분야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개혁 마인드를 갖춘 합리주의자이자 인화를 강조하는 온화한 성품이다.

김 차장, 채 고검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하나 아래인 소 고검장이 낙점되면 검찰을 떠나는 14·15기 간부가 적지 않을 전망이어서 검사장 수 축소 등 검찰개혁에 적합하며 호남(전남 순천) 출신 권력기관장으로 '국민 통합' 측면에서도 적임이라는 평가다.

다만 본인이 병역면제(수핵탈출증)인 점, 법원에 비해 연소(年少)하다는 지적을 받는 검찰의 연소화가 더 심해지고 조직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이 단점이다.

DJ 정부 때 신건 국가정보원장이 재직하던 2000∼2001년 국정원에 파견돼 인사개혁 작업에 관여, 한때 국정원 내부에서 관계가 다소 껄끄러웠다는 뒷얘기도 전해진다.

●'수사능력·대외관계' 채동욱 = 채 고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대형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분석력과 상황 판단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처리했고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검찰 내부 문제를 진단하기도 했다.

리더십이 뛰어나 따르는 후배가 많고 여러 보직을 두루 경험해 조직 안정 등의 측면에서 낙점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부장·차장 시절에 이끌었던 후배들과 따로 '사적 모임'을 많이 갖는 검찰에서도 드물게 이런 모임을 갖지 않는 등 자기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과의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인사청문회에서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강점으로 손꼽힌다.

다만 검란 사태 당시 대검 차장으로 있으면서 '총장 유고'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에서 검찰 지휘부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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