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 배 (주)한국종합건설 대표



‘선(善)을 행할 때는 항상 선을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라.’

톨스토이가 강조한 선에 대한 교훈이다.

김경배(57·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충북빌딩 5층·☏043-269-1004) (주)한국종합건설 대표의 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한다.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가진 것들을 지키려 하는 욕심을 선뜻 비워내기 어렵다.

그래서 욕심을 버리는 일은 용기와 희생과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김 대표의 선행이 결코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김 대표는 일제강점기, 교육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신념으로 형인 청암 김원근 선생과 함께 청석학원을 설립하는 등 육영사업을 펼쳐온 석정 김영근 선생의 손자다.

도소매업을 비롯해 광업, 제조업, 건설, 운수, 금융, 언론, 창고업 등 50여개의 사업을 일으켜 큰돈을 번 청암·석정 형제는 육영사업을 통한 민족교육에 헌신해왔다.

이 때문에 김 대표도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자신보다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배웠다.

1995년 한국종합건설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경영가치로 삼았다.

“사회로부터 이익을 얻은 만큼 이를 사회로 환원, 어려운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줌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다.

기업 경영을 통해 축적된 개인의 재산을 환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각종 기부활동을 통해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면 형편이 되는 대로 사재를 내놨다.

2003년 1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복지사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한건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사재 20억원을 출연, 재단을 만들고 10년 안에 사재 출연만으로 50억원의 기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약속은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은 올해 초, 어김없이 지켜졌다.

한건복지재단은 최근 김 대표가 사재 3억원을 출연, 그가 약속한 50억원의 기금 조성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해마다 3억원씩, 여유가 있을 때면 조금 더 많은 돈을 기금으로 내놓아 한건복지재단이 사회복지사업을 펼칠 수 있는 탄탄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한건복지재단은 이같은 김 대표의 철학과 약속을 반영, 저소득층 어린이부터 청소년, 장애인,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노인들을 대상으로 해외문화탐방 기회를 제공하고, 노인복지시설을 비롯해 어렵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자식처럼 섬기고, 장애인들의 차별없는 삶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선행이 더욱 값진 것은, 기부를 위해 정작 자신은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회엔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데, 저만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괜히 마음이 무겁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죠.”

자신은 5000원짜리 된장비빔밥을 파는 허름한 식당을 즐겨 찾는 대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맛나고 푸짐한 대접을 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기부에 대해 “어쩌면 가진 사람들에게 1만원은 푼돈일 수 있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겐 값지게 쓸 수 있는 돈”이라며 “1만원을 소중하고 값지게 쓸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그 사람들로부터 돈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배우는 기회”라고 말한다.

선을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줄 아는 김 대표. 남들이 좋은 일 많이 한다고 칭찬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의 일에 대해 내색할 줄도 모르고, 드러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청주대 대학원에서 건설 관련 분야가 아닌 사회복지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으며, 사회복지사업가가 아닌 사람으론 드물게 2008년 청주시 문화상 사회복지부문을 수상하기도 할 만큼, 사회복지는 이미 그에게 삶의 한 부분인 듯하다.

“살아 있는 날까지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그의 말은 나눔과 상생의 진정한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한다.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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