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대흥 탄방리… 머슴 윤인섭씨 기리며 추도



예산군 대흥면 탄방리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 마을(이장 박성수)은 머슴살이를 하다 생을 마감한 윤인섭씨를 기리며 매년 음력 2월 초하루를 ‘머슴생일날’로 60년째 제사를 지내고 있다.

윤씨는 고향인 황해도에서 유랑생활 끝에 이곳 대흥면에 내려와 신속리와 노동리에서 머슴살이로 새경을 모아 토지와 집을 장만 할 만큼 우직하고 성실하게 살았으나 지병으로 57세에 별세했다.이후 주민들이 망자의 장례를 치러 준 것이 시초가 돼 이날을 머슴날로 지정하고 마을 5개반 주민들이 반별로 돌아가며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제사를 지내고, 망자를 추모하며 하루종일 마을잔치를 벌인다.

이 전통은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기 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머슴날 음력 2월 초하루는 머슴들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한 해 농사를 부탁하는 날이고, 7월 15일 백중날은 추수를 앞두고 한해 농사를 잘해준 것을 감사해 하는 날이다.

그 후 생일을 알지 못하고, 생일을 챙길 처지도 못되었던 머슴들에게 이 날 만큼은 노동을 잊고 맘껏 먹고 놀 수 있는 날이 됐다.

박 이장은 “머슴날은 주민 화합을 다지는 마을 전통행사로 꾸준히 보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산/이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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