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 돈 빌린 2명 가운데 1명은 연체 - 김기식 "2금융권 무분별 대출 규제해야…공정대출법 필요"

신용카드사에 돈을 빌리고 못 갚은 사람이 전체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2명 가운데 1명은 빚을 제때 갚지 못했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받은 '가계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업권 중 카드업에서 채무 불이행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카드사에서 돈을 빌리고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은 46만8759명이다. 전체 채무불이행자(중복대출 포함) 204만3810명의 22.9%다.

은행이 그다음으로 많은 44만4433명(21.8%)이었고, 보증보험사 20만4222명(10.0%), 상호저축은행 19만5852명(9.6%), 할부금융사 18만6566명(9.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업권별 채무불이행률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증권사가 가장 높았다.

증권사는 해당 업권에서 돈을 빌린 6만7476명 중 53.1%에 달하는 3만5815명이 돈을 제때 갚지 못했다. 증권사 채무자 2명 가운데 1명은 원리금이나 이자를 연체했다는 의미다.

창업투자사(18.1%)와 신기술사(17.5%), 저축은행(15.8), 카드사(8.7%) 등 다른 비은행권의 부실률도 매우 높았다. 은행은 채무불이행률이 4.0%에 그쳤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자는 2673만543명(금액 기준 1006조원), 이중 중복대출을 뺀 실 대출인은 1804만9328명이다.

3개월 이상 연체자는 전체의 7.6%에 달하는 204만3810명이었다. 중복을 뺀 실 대출자는 123만9188명으로 집계됐다.

인원 기준 대출 비중은 은행이 41.8%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카드사(20.2%), 농·수협단위조합(10.1%), 할부금융사(9.6%) 등 순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은행(58.8%), 농·수협 단위조합(17.4%), 새마을금고(6.1%), 할부금융사(3.3%) 순으로 나타났다.

업권별 1인당 평균 대출규모는 창업투자사가 6억1700만원, 외국은행 1억원, 증권사 9400만원, 기타(정책금융기관) 9100만원, 농·수협 단위조합 6500만원 등이다.

카드사는 1인당 500만원 꼴로 다른 비은행권보다 적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대출은 소액 채무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대출금 규모도 전체 대출금의 2.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가계부채를 보면 제2금융권 부실이 큰 사실이 확인됐다"며 "2금융권이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신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대출과 영업을 지속한다면 채무불이행자가 더 많이 양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금융권 부실을 미리 막으려면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되 공정대출법 등 제도 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오는 18일 열리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을 종합하여 점검하고 2금융권의 건전성 강화 대책을 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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