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7신고 326건…대부분 폭행·협박·모욕
경찰, 18~29일 도내 470개교 방범진단 나서

경북 경산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고교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충북지역의 학교폭력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 23층에서 고교생 최모(15)군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군은 심한 학교폭력에 시달렸고, 동급생에게 성추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군은 최근 공개된 유서에서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도 100% 못 잡아낸다”며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사각지대에도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최군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이제는 적극적으로 학교 폭력을 막아야 한다”, “친구를 폭행하는 아이들에게 엄한 벌을 내려야 한다”는 반응 등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지역 학교폭력 ‘여전’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14일까지 충북 학교폭력 신고·상담 117센터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는 모두 326건이다. 이 가운데 116건(35.6%)은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였고, 협박이 38건(11.4%), 공갈 34건(10.4%) 등이다.

언어로 모욕을 당하거나 명예가 훼손됐다는 신고도 93건(28.5%)이 접수됐다. 이른바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신고도 26건(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폭력·성추행 신고가 9건(2.8%)이었고, 강요(5건·1.5%), 교사 관련 폭행신고 2건(0.6%) 등으로 나타나 도내 학교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17센터가 만들어진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접수된 도내 학교폭력 신고·상담 2097건 중 폭행·협박이 42.7%(896건)로 절반에 달했다.

모욕과 명예훼손 17.0%(356건), 왕따 6.5%(136건), 공갈·갈취 6.1%(129건) 등도 심각했고, 성폭력, 성추행 사건이 각각 1.4%(29건), 0.7%(14건), 성매매가 0.2%(5건) 신고 되는 등 대부분의 신고·상담이 학교폭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충북경찰, ‘일제 방범진단’

충북경찰청은 이에 따라 18~29일 10일간 도내 초·중·고 470개교를 대상으로 일제 방범진단을 진행한다.

경찰은 이 기간 교육당국, 지자체와 합동으로 학교내부는 물론, 주변지역을 돌며 범죄발생 사각지대 관리실태와 학교주변 유해환경·취약장소를 파악에 나선다.

폐쇄회로(CC)TV 설치현황과, 촬영범위·해상도 적정여부, 외부인 출입관리 등 안전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진단 후 학교별 취약점을 교육당국과 협의해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경찰은 또 범죄예방교육과 새 학기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등을 적극 추진하고, 다음달 18일까지 학교폭력 자신신고기간을 운영, 신고를 유도키로 했다.

학교주변과 학원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112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집중 단속을 벌여 폭력서클 구성 등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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