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천안지역 담당 부장

스페인 프로축구의 명문인 레알마드리드가 최근 천안축구센터에 유소년 축구학교를 개설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천안이 축구센터와 생활체육공원 인조잔디구장 등 전국 최상의 축구인프라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레알마드리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레알마드리드는 62개국 90여개의 유소년축구팀을 운영할 정도로 그 명성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축구학교 유망주는 레알마드리드 유스팀의 입단기회가 주어진다. 천안시축구협회도 오는 4월 유소년 축구클럽을 창설하기로 하고, 회원모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역 축구 유망주들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평택시 등 타도시로 이적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위학교는 중학교 1(천안중), 고등학교 1(충남제일고)에 불과해 사실상 연계진학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와 기업들의 무관심도 천안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많은 자치단체들이 유소년 축구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천안시는 유소년 축구 지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 관련부서에서는 레알마드리드가 천안축구센터에 유소년 축구학교를 개설한 사실조차 몰랐다. 또 시청축구단의 일부 예산을 전용해 유소년 축구교실 개설 비용으로 사용, 축구관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자칭 스포츠의 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다른 도시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최상의 축구시설을 갖췄지만, 정작 지역 유소년팀은 조례, 대관 수요 증가 등에 밀려 시설을 이용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기업들도 축구용품 지원 등 단순 후원에 그치고 있다. 그마나 요즈음은 이런 후원도 뚝 끊겼다고 한다. 국내외 유명선수 상당수가 유소년 축구클럽 출신들이다. 유소년 육성은 단기간에 실적을 내기 힘든 부분이지만, 꾸준한 지원 하에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올해는 발길을 돌리고 있는 지역 축구 꿈나무들과 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에게 후원 및 지원 약속 등 반가운 소식들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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