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락 청주 대금 동호회’

 
자연에서 온 악기, 불고 있으면 그 마음이 자연에 닿는다는 대금’.
국악의 대중화, 대금의 생활화를 선언한 여민락 청주대금 동호회회원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성공회 수동성당에서 자연을 닮은 악기, 대금을 연주한다.
이 동호회는 대금을 공부하는 9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다음카페 여민락의 카페지기 설촌 김용욱씨가 2년 전 무료로 대금강습을 하고, 성공회 수동성당 윤정현 신부가 자신의 사저를 연습실로 회원들에게 개방하면서 활동하게 됐다.
목사, 신부, 주부, 명창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20여명의 사람들이 자연을 닮은 하나의 소리를 쫓아가는 이들의 연주는 맑고 가볍다.
위암 수술 후 대금연주로 치유하고 있다는 이지용(43)씨는 대금공부를 시작한지 몇 개월 만에 대금 마니아가 됐다. 수술 후 숨쉬기초자 힘들었던 그가 대금을 불면서 배에 힘이 생기고 호흡도 원만해 졌기 때문이다. “대금의 정갈한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을 그는 대금의 가장의 큰 매력으로 꼽았다.
강인식(·59)씨도 마찬가지다. 허파가 좋지 않아 호흡 조차 힘들었던 강씨는 대금 공부 후 건강이 좋아져 모임시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이 동호회 연습실을 제공한 윤정현 신부가 대금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흔히 서양에서 들어온 종교라 알려져 있는 천주교는 원래 동양에서 시작된 종교라는 윤 신부. 그는 동양에서 시작된 교회음악을 가장 동양적인 악기로 찬양하고 싶어 대금공부를 시작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대금을 연주한다는 윤 신부는 성당 교인들과 함께 우리악기로 성가 부르는 날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충북도 공무원으로 퇴임한 정한식(62)씨는 이 동호회에서 대금 부는 도사님으로 통한다. 계량한복 차림에 턱수염을 기른 정씨는 어릴 적 마을을 떠돌며 퉁소를 불었던 떠돌이 이발사 최씨를 생각하며 산지당골이라는 연주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퇴직 후 본격적으로 대금공부를 시작한 그는 대금 안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경기민요 명창인 김희정(52)씨는 대금공부를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났다.
대금 부는 것은 자신을 비우는 일이라는 김씨는 무료로 대금을 지도하는 설촌선생님의 모습에 감동해 자신이 운영하는 삶의쉼터 희망국악원에서 11명의 수급자에게 무료로 강의하고 있다.
이 동호회의 창립맴버인 청주나눔교회 김창규 목사는 자연을 닮은 소리를 내는 악기를 찾다 대금을 연주하게 됐다대금은 불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수양하는 악기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도 애쓰고 있다. 양로원이나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위문공연을 하고 청주 인근에서 거리공연도 벌이고 있다.
이 동호회에서 대금 연주를 지도하는 김용욱씨는 대금은 자연친화적인 악기로 평생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에게 권하는 것처럼 대금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악기라 강습을 시작하게 됐다회원들과 함께 더욱 다양한 연주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동호회 외에도 북부시장 상인회관에서 매주 월·금요일 오후 7~9, 청주문화의집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1~5시 무료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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