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남 취재부차장

올 들어 지역 산업계에서 맹독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시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청주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에서 22일 오전 가스배관 지지대 분리작업 중 가스누출이 발생했다.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사고 발생 후 4시간이 지나서야 제보에 따른 신고가 이뤄지면서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월 15일에는 청주공단 내 유리가공업체에서 희석된 불산이 대량으로 새어 나왔다.

당시 작업자가 넘어지면서 발로 밟은 PVC파이프가 깨져 8% 농도의 불산 2500ℓ가 유출, 산업현장 내 안전관리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연이은 유해물질 누출사고는 산업계 전반에 걸친 사고 예방과 안전관리상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인력과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도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급속히 확대되는 생산시설에 걸맞은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상적인 안전 관리 능력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사고 발생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강제할 안전장치도 미비한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와 환경부는 최근 전국에서 이와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자 종합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전국의 유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실태를 조사해 위험에 대한 예방책과 안전관리에 대한 조직·인적 시스템 구축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작업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전환과 기업의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의지’다. 지자체의 관심과 함께 주요 산업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 환경안전관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유해화학물질 관리체계를 꼼꼼히 점검해 새롭게 정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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