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현장에서 기간제교사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면서 억지로 담임을 떠맡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한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의 기간제교사 3만9974명 중 45.9%에 해당하는 1만8344명이 학급 담임을 맡았었다.

이는 지난 2010년 담임을 맡았던 기간제교사 8074명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같은 담임을 맡은 정규교원 수는 2010년 22만7060명에서 지난해 22만2005명으로 5055명이 감소했다.

학교폭력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정규교원은 담임을 기피하고 교단의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교사에게 억지로 떠맡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교단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간제교사는 정규직 교사가 아닌 비정규직 교사로 교원의 자격은 갖췄을지라도 학생들을 대하는 능력이 능숙하지 못할 것이고 더러는 애착이 덜해 소홀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학부모들은 기간제교사의 학급담임을 꺼리고, 학교에서도 기간제교사에게 담임을 맡기면서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를 숨기는 현실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알면서, 또 기간제교사의 한계를 알면서 학교는 왜 그들에게 ‘담임’이라는 중책을 맡기는 것일까.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교를 보면 담임을 맡을 정규교사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근본적으로 일부 교사들의 나태한 마음가짐이 이 같은 공교육의 허점을 키우는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단에서 학교가 최소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소위 ‘꿀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학급담임은 우선 정규교사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부득이 기간제교사에게 담임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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