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중 여대생 사망…‘프로포폴’ 투약 후 혼수상태
“인터넷에 싸다고 유명”…무차별 ‘성형마케팅’ 주의해야

속보=청주의 한 의원에서 눈과 코 성형수술을 받던 20대 여대생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7일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간단한 성형수술이라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28일자 2면

지난 20일 쌍꺼풀과 코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청주시내 한 개인의원을 찾았던 여대생 김모(22)씨는 수면마취 후 수술을 받다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당시 김씨가 투여받은 마취제는 ‘프로포롤’이었다. 김씨는 코 성형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27일 오후 3시 57분께 숨졌다. 종합병원은 김씨를 ‘·심폐부전’ 증상에 의한 사망으로 판정했다.

김씨 가족은 “사고병원은 오후 5시 37분께 이상증세를 보여 응급조치 후 오후 6시 10분께 큰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주장하지만 종합병원 응급실 기록철에는 이상증세를 보인 시간이 오후 5시로 기록돼 있다”며 의료사고 의혹을 제기했다. 포로포폴 투약 후 호흡이상을 발견한 뒤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아 무호흡 상태가 오래 지속됐다는 것.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는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성형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마취전문의 없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또 “당시 수술을 맡은 의사가 ‘눈 수술 중 이상이 없던 김씨가 코 수술을 위해 프로포폴 투약 후 이상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했다”며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이 사망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악몽 등 후유증이 적어 수면마취제로 흔히 사용되는 프로포폴은 사망이나 저산소증 뇌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과 약물 오남용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프로포폴 투약 후 의료사고로 사망한 환자 16명을 부검한 결과 모두 프로포폴을 주사 뒤 갑자기 원인 모르게 사망하거나 무호흡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11년 청주의 한 피부과에서 가슴성형 시술을 받던 30대 여성 사망사건도 프로포폴이 관련돼 있었다.

김씨 사망으로 최근 만연하는 각종 ‘성형 마케팅’에 대한 대책마련도 요구된다.

의료법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병원을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인터넷이나 SNS 등의 광고는 의료법 사각지대에 있다.

실제 대전 모 대학에 다니던 김씨도 ‘다른 곳보다 싸다’는 인터넷 광고 글을 보고 청주로 수술을 받으러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는 성형수술 사망사고의 공통점은 개인 의원에서 의료행위가 이뤄졌고, 의료행위 중 마취전문의가 없었으며, 담당의사가 간호사만 입회시킨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했다는 점이다.

결국 병원 선택이 중요하다. 개인병원은 전문마취의가 상주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부르는 ‘출장 마취의’를 주로 이용하는데, 이들은 마취 후 다른 곳으로 옮기기 때문에 응급상황에서 취약하다. 때문에 가급적 의료진과 의료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경찰과 전문의 등의 조언이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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