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대학교 이동희 교수

 인생은 즐겁습니다. 세상도 살만한 세상입니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고 치유가 됩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누군가와 함께 하면 쉽게 해결되기도 합니다. 가끔 매스컴을 통하여 목숨을 버리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접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어려우면 목숨을 버릴까? 고민을 하면서도 함께 할 사람이 있다면 귀한 생명까지 잃지는 않았을 텐데 하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 옛 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하찮게 가벼워 혼자 충분히 들 수 있는 백지(白紙)도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훨씬 더 가볍다는 강한 긍정의 속담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지혜로워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 많은 말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을 생각해 보고 의미를 곱씹어 보고자 합니다.
  그러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에서 백지장이란 무엇인가? 백지장(白紙張)은 하얀 종이의 낱장 혹는 핏기가 없이 창백한 얼굴빛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사용되며 유사한 말로 종잇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파생된 속담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다. 속담의 숨은 뜻은 쉬운 일이라도 협력하여 하면 훨씬 쉽다는 말이다. 즉,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이와 유사한 속담으로는 백지 한 장도 맞들면 낫다, 종잇장도 맞들면 낫다, 초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현대인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치열한 현대인의 삶속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을 기업경영 측면에 접목해 보자.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로 표현될 수 있다. 하나는 큰 돈이 드는 일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실패했을 때 손실도 분산되어 덜 힘들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의미의 유사한 말로 일인불과이인지, 십시일반 등이 있다. 일인불과이인지(一人不過二人智)는 아무리 똑똑해도 혼자서는 두 사람의 지혜를 넘지 못한다는 의미로, 제 아무리 잘난 사람도 여럿이 힘을 합하는 것은 못 당하니 협동하고 협력하라는 선조들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십시일반(十匙一飯)은 밥 열 술이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모으면 한 사람을 돕는 것이 쉬움을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과거시절 3세대 이상이 한 울타리 안에서 동거하였으며, 여럿의 가족과 여러 명의 자녀가 이웃과 품앗이를 하며 공동체를 강조하는 협동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현대시대는 개인화와 공동체화가 공존하고 있으며, 과거의 생활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오늘 날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앞으로도 계속 수용될지는 시대의 흐름을 지켜보아한 한다.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은 현대사회의 기업경영에서 코(CO)마케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진다. 이는 두 회사가 각자 잘 만드는 상품을 만든 후 상대회사의 브랜드를 붙인 후 각자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윈-윈 방식의 현대식 마케팅 방식이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각자 따로 만들어 파는 것보다 상대가 더 잘 만드는 것을 받아들여 훨씬 싸고 좋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힘을 합치면 혼자일 때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이론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을 현대사회이 기업경영에 접목하여 손을 맞 잡는 코(CO, 공동의)마케팅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힘에 부치는 경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학창시절에서부터 사회인이 될 때까지 수 많은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가 ‘짱’을 다투면서도 상대를 인정하고 힘을 모아야 치열한 국제무대에서 승리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 또한, 인간은 시대에 아주 탁월하게 적응하며 사는 먹이 피라미드 최상위 층에 존재하는 최강자이다. 인간이란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사자성어처럼 환경에 아주 잘 적응하며 협동하며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이렇게 탁월한 능력의 생명체들이 경쟁하며 살다 보니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는 현대생활이지만, 그래도 함께 숨 쉬며 함께 살아갈 때 세상은 더욱 따뜻해 지고 살만한 세상이니 우리 서로 함께하며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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