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의 이름처럼 부부가 함께 의기투합해 사랑을 나누고 정을  돈독히 쌓아가는 부부 봉사단이 있다.
보은군에서 활동하는 ‘부부 봉사 클럽’이 주인공.
이들 봉사단은 보은군 지역에서는 ‘환상의 부부 커플 봉사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나눔 세상’을 창조하려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자기 개발부터 지역사회의 화합까지 몸소 실천하겠다는 따듯한 마음의 소유자들이다.
부부 봉사단이 조직된 것은 지난 2009년.
보은군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뜻을 함께 하기로 한 이후 더 보람찬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하기 위해 ‘부부 봉사 클럽’을 조직했다.
모임 대부분이 친구들이거나 이념,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결성되지만 이들 부부클럽은 ‘나눔 봉사’를 표방한 이색적인 모임이어서 관심을 끌게 됐다.
회원들 나이도 다양하다.
40대부터 70대까지 천차만별이지만 ‘봉사를 하겠다’는 뜻을 나눈 사람들이기에 한결같이 정겹다는 게 회원들의 이구동성이다.
직업도 다양해 공무원, 교사, 주부, 운전사, 농업인 등 골고루 분포됐다.
매월 한번씩 만나 노력 봉사를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회원들은 만사 제쳐두고 봉사장소로 나타난다.
봉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독거노인이나 일손이 부족한 수요처를 자원봉사센터가 알선해주고 있다.
시설을 찾아 목욕봉사를 하고 말 벗이 돼 외로움을 달래주는 일은 이들 봉사단의 단골 메뉴다.
환상의 부부 커플 봉사단은 남여가 함께 하기 때문에 장점도 많다.
특히 노인들 목욕봉사를 할 때 남여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집 고쳐주기나 도배를 할 때도 남자 회원들이 주축이 돼 작업을 하고 뒷정리는 여자회원들이 거들고 있어 능률적이다.
서로 돕는 일을 하다 보면 경험해 보지 못한 노년의 세계를 먼저 체험하게 되는 소득도 있다..
늘 왕성한 젊음을 자랑했던 사람들이 우울하게 노후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가정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된다고 회원들은 귀띔한다.
봉사도 하고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가부장적 농촌 생활에서 ‘부부봉사’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배우면서 화목한 가정의 울타리를 치게 되는 것도 큰 수확이다.
재가봉사, 아름다운 산행, 목욕봉사, 숲 해설가 교육, 부부치유교육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노년의 사랑이 무르익게 된다는 것이다.
따로국밥 봉사를 하거나 사회 생활을 할 때 느끼지 못했던 ‘부부’의 정이 새록새록 두터워 지고 있어 봉사활동을 통해 베푸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크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매월 세째주 토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한 ‘환상의 부부 커플 봉사단’은 이 날이 기다려진다.
김은숙씨는 “봉사를 하다 보면 노인들의 삶이 기구한 사회를 많이 목격하고 체험하면서 내 가정과 부모를 되돌아보고 효도하는 마음이 살아나게 된다”면서 “한달에 한번이지만 남편과 같은 일을 공유하면서 사회를 깨닫고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게 얼마나 유익한 일인지 모른다”고 자랑한다.
봉사단 총무 이재선씨는 “부부봉사단이 흔치 않은 모임이지만 ‘봉사’라는 주제를 부부가 공유하면서 대화의 소재가 되고 친밀감이 향상된다”면서 “부부 봉사가 화합은 물론 친밀한 인간 관계를 형성해 가는데 아주 유익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보은/임재업>

회원명단

△유재복 △황선은 △이영호 △김영윤 △권의웅 △박명숙 △김민식 △이상애 △김형련 △고병남 △최은중 △진순녀 △임재완 △최연심 △박영호 △김은숙 △이대희 △조덕희 △강오남 △이재선


황 선 은   보은 부부봉사클럽 회장

부부 함께 봉사하니 손발 ‘척척’
가부장적 남편들 성격도 변화
“나눔봉사, 재능기부를 통해 가부장적 세대의 사고를 바꿔주는데 봉사활동의 참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상의 부부 커플 봉사단은 가정의 화목과 아울러 개개인의 내면 세계는 물론 지역사회 변화에도 한 몫을 하는 동아리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환상의 부부커플 봉사단 황선은 회장은 “부부가 따로 따로 봉사 현장을 누빌 때 맛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보람을 채울 수 있었다”면서 “어짜피 사회 생활을 하려면 단체 가입을 해야 하는데 부부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봉사를 하고 내일도 하면 합심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판단에서 부부 봉사단을 출범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부봉사단은 개개인의 내면 세계를 채울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고 한다.
숲 해설가 교육을 받거나 부부 치유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다 보면 그 동안 숨겨졌던 성격 유형을 찾아 대화의 소재를 발견, 돈독하고 끈끈한 부부의 정을 느끼게 된다고 유익한 점을 자랑했다.
황 회장은 “부부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부애가 더욱 돈독해 지는 것이 부부 봉사단의 장점”이라고 자랑한 뒤 “지역 자원과 연계한 맞춤형 봉사를 통해 그 동안 풀어 내지 못했던 욕구도 충족시키고 지역사회 변화의 바람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편적인 노력봉사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단체별 전문성을 살리는 정신적 봉사의 장을 열어 가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제안을 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자원봉사를 체험하면서 한단계 성숙하는 키 포인트를 찾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기존의 봉사 아이템 보다 또 다른 세계로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봉사개념을 바꿔가는데 앞장서는 환상의 부부 커플 봉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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