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문학상에 이혜경 ‘너 없는 그 자리’ 선정

 
 
 
소설집 너 없는 그 자리14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하는 소설가 이혜경(·54·경기도 군포시 광정로)씨는 1982세계의 문학에 중편 우리들의 떨겨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에 들었다.
소설집 너 없는 그 자리는 세세한 관찰을 통해 따뜻한 가슴으로 삶을 껴안으면서 단정한 문장을 구사하는 이씨의 작품세계를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씨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 이외에 흙을 일궈 채소를 가꾸고 일상에 필요한 물품은 되도록 직접 만들어 자급자족에 가까움 삶을 꾸리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면서 흙의 작가 이무영 선생의 이름을 딴 상을 받으며 시간의 먼지가 곱게 덮인 꿈을 다시 꺼낸다. 좋은글을 쓰는 것으로 이 상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소설가와의 11답 내용이다.
-표제작 너 없는 그 자리는 어떤 계기로 탄생한 소설인가.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자기감정만 중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건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그걸 써보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주제의식은.
각 단편마다 다르다. 다만 이 모든 것을 일관하는 게 있다면, 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살아간다는 것. 그 삶을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억압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다음엔 이보다 나은 작품을 쓰겠다는 다짐을 한다.”
-소설의 화자로 여자를 자주 내세우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우선은 내가 여자라 친밀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여자가 사회적으로 약자라는 점도 작용했던 것 같다.”
-작품 구상하며 의식하는 것이 있다면.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 그것을 가장 의식한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언제부터였으며 생활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대학에 들어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작가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풍족했겠지만, 글쓰기에는 그것을 상쇄할만한 기쁨이 있고, 남들처럼 사는 것에 그다지 열의가 없으므로 아직까지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
-소설가로서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독자로부터 내 글을 읽고 나서 자기 자신이 소중하게 느껴졌다거나, 평범한 나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소설가에게 작품은 어떤 의미인지.
글쎄, 자기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현재를 비춰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작가로서의 꿈이 있다면.
늘 잘 쓰는 것이 꿈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가능하면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일. 그리하여 내 목숨을 완전연소 하는 것이다.”
-존경하는 작가와 그 이유는.
나 이전에 세상에 머물다 간 동서양의 작가들 대부분과, 오늘 이 순간에도 열심히 글을 쓰고 있을 동료들이다. 아무리 오래 써도 새 글을 시작할 때마다 처음인 것처럼 긴장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이 든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작품과 앞으로의 계획은.
글쎄, 발설하면 발심이 흩어지는 걸 자주 경험해서 아직 하지 않은 작업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 전보다 열심히 쓰려고 노력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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