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윤진식 실형, 정우택 재정신청 인용
대의원 대회 분위기 고조…지역구 ‘희비’ 엇갈려

지난 18대 대선에서 참패한 뒤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민주통합당 충북도당이 새누리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의원의 당선 무효형 선고로 모처럼 활기 띤 분위기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10일 박 의원의 선고가 결정된 직후 곧바로 성명을 통해 “법원이 금권선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판단한다”며 “박 의원은 금권·구태 정치의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 상고로 대법원 판결까지 끌고 가는 임기 연장의 ‘꼼수’를 부리지 말고, 지역민에게 사죄한 뒤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보은·옥천·영동의 발전을 위해 비리 의혹으로 법원을 들락거리는 구태 정치인이 아니라 주민의 뜻을 진정으로 받드는 새로운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재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 의원 재판 결과는 대선 승리로 한껏 기세가 올라 있는 새누리당의 예봉을 꺾는데 호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새누리당 윤진식(충주) 의원의 당선 무효형 확정,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의 재정 신청 인용 등으로 이어지면 충북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정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반발, 지난해 10월 재정 신청했다. 민주당은 재정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런 분위기를 오는 22일로 예정된 충북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대회를 통해 한껏 고조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도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면 1년여 남은 지방선거도 희망이 있다”며 “지역에서 대선 패배를 반전시킬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이날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지역 정가도 술렁이고 있다.

박 의원 측은 “예상 밖의 결과”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민주당 측은 벌써부터 오는 10월 재선거 카드를 꺼내들고 선거 구도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판결 직후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항소심의 판단을 받겠다”고 피력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만큼 이번 재판에서 무죄를 확신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40.7%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용희 전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아들 이재한(민주당) 위원장과 무소속 심규철 전 의원 등을 상대로 펼친 선전이다. 그러나 선거운동기간 내내 박 의원은 ‘돈 선거’ 시비에 휘말렸다.

급기야 선거 과정에서 박 의원의 후원회 사무실 옆에 건설회사 사무소를 차려놓고 직원 4명을 채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시킨 혐의로 친형(64)이 구속됐다.

민주당은 검찰이 박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이튿날인 지난 2일에는 남부 3군 군수와 지방의원을 비롯한 핵심 당직자 100여명을 불러 모아 대의원대회도 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재선거 준비를 위한 조직 정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박 의원 측은 '충격'에 빠졌다.

박 의원 측근은 “박 의원이 어젯밤에도 정상적으로 지역구 활동을 하면서 무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며 “당혹스러운 결과지만, 항소심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옥천군의원도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우려하면서도 “항소심서 무죄가 입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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