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극인들의 축제, 31회 충북연극제가 13~16일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펼쳐진다. 오는 61~20일 충남 홍성군 홍주문화회관과 예산군 문화회관 일원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출전 팀을 선발하는 이번 연극제에는 극단 늘품극단 청년극장’, ‘극단 언덕과개울이 초연작을 선보인다. 충북연극제 출전 극단들의 작품을 미리 만나보자.

 

극단 늘품 실바람 날파람

순우리말로 날파람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빠른 바람을 뜻하고, ‘실바람은 고요하고 잔잔한 바람을 뜻한다. 여기 한 시골마을에도, 우리네 인생에도, 늘 여러 가지 바람이 불어온다. 언제나 사람들은 요란한 요동 속에서도 묵묵히 주어진 삶에 충실히 살아간다. 아니, 불평불만을 품고 살아가다가도 언젠가 쨍 하고 해 뜰 날을 생각하며, 기대에 부풀어 살아간다.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희망을 기대하기에 결국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곤 한다. 이런 우리네 바람과도 같은 삶을 한 시골마을의 혁신도시개발로 인하여 강제로 이주되기에 이르는데.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그들의 고통과 애환, 그리고 듬뿍 담은 정과 새로운 삶이자 행복을 다시금 찾아볼 수 있는 극이다.

극단 청년극장 엄마야 강변살자

제사 전날 동이는 엄마를 도와 아버지의 제사를 준비한다. 아들을 둘씩이나 두고 딸년과 제사준비를 한다며 타박을 하는 고모의 잔소리는 오늘도 계속된다. 감옥에 있는 큰아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도 없고 다른 부모 밑에서 양자노릇 하며 사는 작은아들 또한 감감무소식이다. 고모는 이 모든 것이 엄마 탓인 냥 욕 한바가지를 쏟아 붓고 돌아간다. 그날 밤 슬금슬금 집에 기어들어오는 양태. 엄마의 생일인 것도 잊었는지 술에 거나하게 취해 있다.

제삿날, 오랜만에 모두 모인 가족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양태와 준태의 대화가 곱게 이어질리 없다. 날카롭게 날이 선 대화들은 곧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고 엄마는 작은아들, 준태를 냉정하게 내친다.

그날 새벽, 내내 준태가 마음에 걸리던 엄마는 서울로 향하고 모두 집을 비운 사이 동이를 겁탈하려던 구씨는 의도치 않게, 동이를 죽음으로 내몬다. 이를 목격하게 된 양태 또한 갑자기 눈이 뒤집혀 그의 배에 칼을 찔러 넣는데.

담백한 명품대사, 모성에 대한 여백을 찾아볼 수 있는 감성적인 작품이다.

극단 언덕과개울 월매라면

방자와 향단은 미리부터 눈이 맞은 사이로 월매의 의중을 아는 향단은 춘향에게 몽룡을 소개시킬 것을 제안한다. 월매는 분위기를 만들어 글만 읽어 세상 물정을 모르는 몽룡과 그에게 첫 눈에 반하지만 짐짓 내색을 않는 춘향이 맺어지게 한다.

정적의 계략에 의해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 몽룡의 아버지는 정적(政敵)에 의해 암살당하고, 몽룡은 춘향의 도움으로 피신하였다가 3년간 은둔생활을 하며 공부하는데.

판소리를 기초로 한 창극은 전문적 지식이 약간은 필요하다. 장단도 알아야하고, 한자어로 쓰인 대본은 가사 전달에 있어 어려움도 많다.

이 연극은 젊은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통과 전통예술의 우수성으로 흥이 넘치는 무대다.

문의=043-225-44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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