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학계 의견분분..중국 보고서는 "광개토대왕이 부왕 위해 설립"

 

 

지난해 7월 발견된 '지안(集安) 고구려비'의 건립 시기를 놓고 국내외 학계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중국 연구팀이 공식 보고서에서 광개토대왕(374-413) 때 세워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공식 보고서 '지안고구려비'를 입수한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중국 연구팀은 이 비석이 광개토대왕이 부왕인 고국양왕(?-391)을 위해 세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결론은 올 1월 중국 국가문물국(문화재청에 해당)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가 비석 발견 소식을 공개하면서 발표한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224쪽 분량의 '지안고구려비'는 지린대 출판사에서 발간됐으며 지안시 박물관이 편저했다. 공식 보고서에는 비석에 새겨진 총 218자 가운데 기존에 판독한 140자에 16자를 추가한 156자에 대한 판독 결과와 고해상도의 탁본 등이 수록돼 있다.

하지만 연구에 참여한 일부 중국 연구자들은 지안 고구려비가 광개토대왕의 아들인 장수왕(394-491) 때 건립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도 비석의 건립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장푸유(張福有) 지린성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앞서 지난 10일 중국문물신식(정보)망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안 고구려비의 건립 시기가 장수왕 15년 때인 427년 정묘년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쑨런제(孫仁杰) 지안박물관 연구원도 13일 한국고대사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할 '지안 고구려비의 판독과 문자비교'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지안 고구려비가 광개토대왕의 아들인 장수왕 대에 건립됐다는 주장을 폈다.

국내 학계에서도 비석의 건립 시기를 놓고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어 한동안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는 겅톄화(耿鐵華) 퉁화(通化)사범학원 교수, 쑨런제 연구원, 장푸유 부원장 등 동북공정의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온 고구려사 전문가들이 고구려비 연구에 대거 참여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