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박재상·36)의 신곡 발표 기대감에 힘입어 관련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의 시가총액이 작년 말 이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싸이 테마주'로 꼽히는 디아이와 디아이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이스타코 등 4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1일 종가 기준 1조273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곡발표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중순 8천173억원보다 4560억원(55.8%)이나 늘어난 금액이다.

해당 종목의 시가총액은 강남스타일 열풍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6월 말 6426억원이었던 것이 같은 해 10월 중순에는 1조7663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급락해 두 달 만에 반토막이 났지만 신곡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싸이의 아버지가 최대주주란 이유로 테마주로 엮인 디아이의 시가총액 증가 폭과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디아이의 시가총액은 이 기간 1032억원에서 3088억원으로 2056억원(199.1%) 늘었다.

자회사인 디아이디의 시가총액도 642억원에서 1천27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싸이와 관계가 있다는 루머에 테마주로 묶인 이스타코는 시가총액이 191억원에서 643억원으로 3배가 넘게 뛰었다.

정작 싸이의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은 6천306억원에서 7730억원으로 22.6% 늘어나는데 그쳤다.

문제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경우 싸이의 선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는데다 최근 실적도 좋은 편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예컨대 디아이의 2012년 개별기준 매출액은 326억원으로 전년대비 28.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5억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당기순손실도 31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실적만으로 봐선 투자 매력이 높지 않은 기업인 셈"이라며 "싸이의 이름값만으로 주가가 치솟으면서 거품이 형성된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과 무관하게 오른 종목인 데다 오늘 신곡이 발표된 만큼 재료가 소진됐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기대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조만간 급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디아이는 오전 한때 12.33%까지 급락했다가 10시 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61% 내린 9천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디아이디와 이스타코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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