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 한 달 만에 추기경 8인으로 구성된 조언단을 구성, 가톨릭 교회 개혁에 본격 착수했다.

교황청은 13(현지시간) 교황에게 교회 운영과 바티칸의 관료주의 개혁에 관해 조언할 세계 각지의 추기경 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임기 제한이 없는 이 조언단에 바티칸 내부 인물은 한 사람밖에 없으며 나머지 추기경은 북··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호주에서 각 1명씩이다.

AP는 교황의 자문단 구성 발표가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세계 각 지역의 추기경을 골고루 넣은 것에도 가톨릭이 유럽에서 쇠퇴하고 중남미 교세가 커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언단은 바티칸 시국의 행정 책임자인 주세페 베르텔로 이탈리아 추기경을 비롯해 라인하르트 마르크스(독일),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에라수리스 오사(칠레), 오스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온두라스), 숀 오말리(미국), 오스왈드 그라시아스(인도), 로랑 몬셍구 파신야(민주콩고)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첫 회의는 오는 1013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출한 콘클라베를 앞두고 추기경들은 바티칸이 현장의 필요에 더 부응하고 관료주의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기했었다.

교황은 당시 추기경들의 이런 의견을 듣고 추기경 조언그룹을 꾸린다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이론적으로 교황은 원하는 대로 추기경을 조언자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나 요한 바오로 2세는 추기경에게 자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는 추기경들이 바티칸에서 멀리 있고 그 수가 200명이 넘는 것도 한 이유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 운영의 복잡함과 예민함을 잘 알아 신중히 추진한다 하더라도 일련의 과감한 개혁 조치가 곧 나올 것이라고 BBC는 예상했다.

그간 교황청은 성직자의 성 추문, 바티칸 은행의 재정 문제, 교황 기밀문서의 누출 등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성추문에 늑장 대처하는가 하면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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