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전기 펄스로 구멍 뚫어 죽이는 새로운 암치료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전기 펄스란 전기가 매끄럽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맥박 뛰듯 토막 나게 흐르는 것을 말한다.

비가역적 전기천공법(IRE·irreversible electroporation)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암치료법은 암세포에 초당 수 백만번의 전기펄스를 가해 구멍을 뚫어 죽게 만드는 것으로 종양 부근에 있는 정상세포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소개했다.

이 새로운 암치료법은 특히 간암, 폐암, 췌장암과 혈관, 신경 등 예민한 구조 가까이에 발생한 다른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이 치료법을 임상시험한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중재영상의학 전문의 콘스탄티노스 소포클레우스 박사는 밝혔다.

예민한 구조 부근에 발생한 암 치료는 일반적으로 종양을 가열시킨 뒤 얼려 죽이는 고주파 열치료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이 방법은 혈관, 신경, 맥관 등 중요한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소포클레우스 박사는 폐, 췌장, 갑상선, 전립선, 자궁, 자궁내막으로부터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 임상시험에서 30차례의 IRE를 시술한 결과 부작용이 없고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보다 많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들어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IRE 시술을 위해서는 먼저 연필 끝 크기 만한 절개를 통해 아주 작은 장치를 종양 발생 부위까지 밀어 넣는다.

이어 강한 전기펄스를 발생시켜 암세포막에 미니 구멍을 뚫는다. 구멍이 뚫린 암세포는 세포 안팎의 분자균형이 무너지면서 서서히 죽게 된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중재영상의학학회 38차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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