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리고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16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4로 이겨 개막 13연패 사슬을 힘겹게 끊고서 흩뿌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 코끼리김응용(72) 감독의 눈물이 연일 화제다.

경기 후 TV 인터뷰에 비친 김 감독의 눈가에 젖은 이슬을 보고도 설마 진짜 눈물이었을까라고 반신반의하던 팬, 구단 관계자가 적지 않았으나 김 감독이 그간 경기 내용을 돌아보며 울만도 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면서 눈물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국시리즈에서 10번이나 우승한 김 감독은 공개석상에서 단 한 번도 감격의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적지 않은 감독이 아쉬운 눈물을 흘렸으나 승자 김 감독은 초지일관 프로의 비정함으로 그 눈물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던 김 감독이 정규리그 단 한 경기 승리에 붉게 충혈된 눈을 만인에게 들킨 것이다.

그는 야구인생에서 가장 어렵게 얻은 이날 승리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고 고희를 넘은 나이에 야구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그전까지 김 감독의 액션은 폭력에 가까웠다.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까지 해태에서 9, 삼성에서 1번 등 모두 10차례 축배를 들고 당대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섰지만 가장 많은 5번의 퇴장을 당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는 심판에게 적극 항의해 폭언, 몸싸움, 선수단 철수 등 다양한 사유로 퇴장당했다.

호불호가 양극단으로 갈리는 상황이나 현재 최고령 김 감독이 흘린 눈물이 야구팬에게 색다르게 다가온 것만큼은 분명하다.

9년 만에 현장 사령탑으로 복귀한 최약체 팀 한화에서 어렵사리 거둔 첫 승리라 당사자나 보는 이나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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