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오는 23일 열리는 특별전 불비상佛碑像, 염원을 새기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판독의 신기술인 RTI 촬영을 이용해 고대문자 판독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RTI촬영은 조명의 위치에 따라 비추어 지는 빛의 변화를 이용하여 촬영하는 기법으로 글자 판독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국보 108)’을 촬영한 결과, 20여자에 이르는 글자에 대해 새로 판독하거나 논란이 있었던 글자를 확실하게 판독했다.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에 새겨진 글자는 260여자에 이르며,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해 180여자가 판독됐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이번 판독작업을 통해 일부 논란이 되었거나 재판독한 글자가 10여자, 새롭게 찾아낸 글자가 4, 새로 추정한 글자는 6자로 대략 20여자가 넘는 글자를 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던 백제의 관등 달솔(達率)’은 좌측면 아래쪽에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함께 새겨져 있는 내말(乃末대사(大舍) 등 신라의 관등과 더불어 당시 정치적인 상황을 엿볼 수 있으며,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만들었으나 제작 실체가 백제 유민들과 무관하지 않음이 명확해졌다.

그동안 판독되었던 글자 중 판독결과 다시 바로 잡거나 새롭게 추정한 글자도 있다. 전면 34줄의 자는 ()’으로 읽어왔는데 ()’의 고어(古語)임이 확인되었으며, 좌측면의 ()’자는 맨 위쪽 가로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로 수정했다.

사진대사(使眞大舍)’ ()’()’으로 바로 잡으며, ‘()’자는 도의 우변인 ()’가 확실하지 않아 ()’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롭게 찾아낸 글자로 ()’()’자 등이 있다. 이 두자는 앞뒤의 글자와 이어져 뒷면에 조각된 화불(化佛) 20구를 자연스럽게 암시해주고 있다. 이 밖에도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에는 신라의 관등으로 소사(小舍)’가 더 있음이 확인되었다.

정면의 글자는 다른 세면의 글자에 비해 일정한 자간을 유지하고 매우 공을 들여 정결하게 새긴 점이 특징이다. 글자를 해독 방법은 정면향좌측면(우측)향우측면(좌측)배면 또는 향좌측면배면향우측면정면 순으로 읽어왔는데, 이를 통해 정면의 글자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정면의 글자를 먼저 해독하는 것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번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시 유물의 실사를 진행한 결과, 계유명전씨아미타불은 하단의 돌출된 촉의 크기(21cm)세종시 연화사 무인명불비상의 대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무인명불비상의 받침돌이 몸체인 불비상에 비해 크고 부조화스러운 면이 있어 한 조를 이루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물 조사 결과 무인명불비상 받침돌의 촉 결합부인 오목한 홈은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의 촉 크기와 비슷하다. 따라서 무인명불비상의 받침돌은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의 받침돌일 가능성도 있다.

박물관은 이를 종합해 특별전 도록에 게재할 예정이며, 오는 23일 개막하는 특별전시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문의=043-229-6401.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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