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작가 이무영 선생에 흠되지 않는 글 쓰겠다”


한국문단에 농민문학의 새 지평을 연 이무영(1908~1960)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14회 무영문학상 시상식이 19일 오전 11시 선생의 생가(음성군 음성읍 석인리 오리골)에서 열렸다.

▶관련기사 12면.

동양일보가 주관한 14회 무영문학상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 사이에 발표한 기성작가의 소설 중 단편과 중편, 장편을 구분하지 않고 인본적이며 친자연적인 주제의 소설을 대상으로 문단의 권위자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올해는 문학평론가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와 김주연 전 숙명여대 교수, 김봉군 전 가톨릭대 교수 등 3명의 문학평론가가 심사를 맡았다.

14회 무영문학상 수상작으로는 소설가 이혜경씨의 소설집 ‘너 없는 그 자리’가 선정됐다.

소설집 ‘너 없는 그 자리’는 세세한 관찰을 통해 따뜻한 가슴으로 삶을 껴안으면서 단정한 문장을 구사하는 이씨의 작품세계를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작가의 탄생은 개인의 노력과 성취지만, 작가와 작품은 한 시대의 문화유산”이라며 “모든 이들은 이혜경씨와 그의 작품 ‘너 없는 그 자리’를 무영문학상 수상작으로 기록을 남기고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수상자를 격려했다.

강준희 소설가도 “보통 글을 쓰는 것을 산고의 고통에 비유한다. 그 과정에서 추남을 낳느냐, 옥동자를 낳느냐는 것은 온전히 작가의 몫이고 그 고통은 작가만이 안다”며 “수상자인 이혜경씨의 옥동자 같은 글을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유족대표인 이현(무영 선생의 장남·미국 거주)씨는 “수상자 이혜경씨의 ‘너 없는 그 자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잘 조형되고 표출된 작품으로 아버지의 문학세계를 이어나가는 훌륭한 작품”이라며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쓰는 작가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혜경씨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 이외에 흙을 일궈 채소를 가꾸고 일상에 필요한 물품은 되도록 직접 만들어 자급자족에 가까움 삶을 꾸리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면서 “흙의 작가 이무영 선생의 이름을 딴 상을 받으며 시간의 먼지가 곱게 덮인 꿈을 다시 꺼낸다. 좋은 글을 쓰는 것으로 이 상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옥>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