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기로 이름난 췌장암을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 박테리아로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예시바 대학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은 리스테리아 박테리아에 항암제를 실어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방법으로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진행성 췌장암 모델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2일 보도했다.
암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실은 리스테리아 박테리아를 복부에 주입한 결과 췌장암세포의 90%가 줄어들었다고 연구팀을 이끈 미생물-면역학교수 클라우디아 그라베캄프 박사가 밝혔다.
연구팀은 암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베타입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인 레늄으로 무장시킨 리스테리아 박테리아를 일주일 동안 매일 한 차례씩 췌장암 쥐의 복부에 주입했다.
그 후 일주일을 쉰 뒤 다시 매일 4차례씩 방사성 리스테리아 박테리아를 주입하자 21일 만에 전체 암세포의 90%가 감소했다.
나중 암세포를 분석한 결과 이 박테리아는 주로 전이된 암세포에 집중되어 있었고 췌장에 있는 1차 종양에서는 덜 발견됐다. 정상세포에는 전혀 없었다.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라베캄프 박사는 암세포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새로운 종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암세포를 100% 없애는 것이 목표라면서 방사성동위원소의 용량을 늘이고 또 다른 항암제를 함께 실어 주입하는 등 치료법을 개선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치료법 개발은 약화시킨 단구성 리스테리아 박테리아가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 감염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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