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출신 박희성씨 시조집 출간

시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담아내는 영동 출신 박희성(71·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1·010-8770-5313) 시인의 세 번째 시조집 달 쳐다 본 죄가 나왔다.

시조의 원형인 단시조작품으로만 구성된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회고의 정, 달관의 세계, 불교관, 혈육의 정, 자연관, 휴머니즘 등으로 모두 492편의 글이 실렸다. 시인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정감 가득한 작품으로 열매 맺는다. 전 시조를 관통하고 있는 이러한 인간미는 독자들의 가슴을 감싸 안는다.

살포시 안아보게/뜨겁고 포근하게//눈물이 솟는 것을/알 리야 있겠는가//살아서/행복한 이유/눈물 찡한 이 행복

포옹전문이다. 따듯한 인간미는 포옹에서 시작해 눈물로 연결되고 결국 행복한 결말에 이르게 된다. 살아서 행복한 이유를 포옹으로 증명하고 있다. 살포시 안아보면 이리도 뜨겁고 포근한 것을, 눈물이 솟는 것을 사람들은 알리야 있겠느냐면서 행복한 이유를 단시조라는 그릇에 살뜰하게 담아낸다.

박 시인의 시조집에는 유난히 자연에 대해 노래한 것들이 많다.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살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시인은 자연을 노래하면서 자연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회고, 달관, 동심, 혈육, 불교관, 휴머니즘 같은 주제들을 자연을 통해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표출된다.

자연에 대한 그의 따스한 시선은 표제작 달 쳐다본 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키가 커서 서러운/아무렇게나 살아온/누대의 순리대로/길섶에 도열하여/한없이/이름하여/달맞이꽃

시조시인인 신웅순 중부대 교수는 연시조나 장시조로는 시조 본연의 아정한 맛을 내기는 어렵다. 시조 천연의 맛은 역시 단시조에 있다우리 고유의 시조 형태인 단시조로 구성된 박 시인은 시는 시조가 갖는 맛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시조는 시이지만 결코 시가 될 수 없다. 시간 한국화라면 시조는 문인화에 가깝다문인화와 한국화의 다른 점은 여백과 다과에 있다. 여백과 율격이 없는 시조는 시조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박 시인은 독특한 율격으로 여백의 미를 잘 살려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인은 독자들이 아무 부담감 없이 시를 읽고 마음 놓고 평할 수 있는 편안한 시를 쓰는 것이 시 앞에서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자연을 닮아 더욱 편안한 글, 읽고 난 후의 마음이 자연을 닮아가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시 석류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시조문학 3회 추천완료돼 시조를 쓰기 시작했으며 저서로 해안림달 팔아 등을 켜오가 있다. 한국문인협회·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여름, 140, 80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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