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범(제천중 교장)

 우리는 마음에 품은 이미지 이상(以上)으로 성공할 수 없다. ‘나는 자격없어, 하찮은 존재라고, 매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이런 생각은 언제가는 행동으로 그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면 과연 우리속에 필요한 건전한 자존감은 어떤 것일까?
 오래전에 읽은 책의 한 내용을 음미해 보고자 한다. 어느 마을에 소아마비 한 소년이 있었다고 한다. 한발자국도 걸을 수없어 항상 휠체어 신세를 지고 더구나 가난하여 병원에도 제대로 한번 가보지 못한 채 본인자신은 물론 부모와  가족 그리고 주위의 모든 친구들이 장애자로 인정해놓고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이 소년은  비둘기 기르기에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마침 그 지역에 비둘기 날리기 대회가 있었다. 이 소년은 비둘기를 건강하게 길러 비둘기 날리기 대회에서 우승을 하여 그 상금으로 병원에 가서 자기의 소아마비 다리를 고치기로  마음을  굳게 먹고 비둘기 기르기와 연구에 더욱 열중했다. 드디어 비둘기 날리기 대회가 열리는 날이 다가왔다. 제일 건강한 비둘기를 꺼내서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내용은 정확히 모르지만 아마도 출발신호와 함께 일제히 비둘기를 날린 다음에 일정한 거리에 있는 자신들의 집에 돌아와서 비둘기 발에 달린 시계인가 무슨 장치를 한 링을 풀어서  대회장에 갖다 주는 경기로 누구의 비둘기가 빨리 날았는가를 판단하여 등위를 결정하는 형식이었다.
  이 소년은 신호와 함께 비둘기를 날리고 곧장 집에 돌아와 휠체어를 타고 현관앞에서 자기의 비둘기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엄마아빠는 비둘기가 날아오는 동안 볼일이 있어 출타하고 이 소년 혼자서 조바심이 나서 자주 시계를 보며 비둘기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얼마후 비둘기가 겨우 날아와 이웃집과의 경계 담장위에 앉았을때는 날개가 다 찢기고 깃털이 빠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 기진맥진하여 더 이상 날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담장위에서  금방 떨어질 것 같은 상태였다. 절박한 순간이었다. 소년은  구원을 요청하지만 어디에서도 사람의 기척조차 들을 수 없어서 소년은 휠체어를 탄 채 현관앞 층계를 구르고 허우적거리며 일어나 정신없이 비둘기 있는 곳으로 걸어가 비둘기를 부둥켜 안고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었다. 그때 출타한 부모들이 막 들어왔다. 이게 웬일인가? 휠체어는 현관앞에 나뒹굴어져 있고 자기아들이 담장앞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아들의 이름을 부르고 어떻게 된 셈이냐고 소리를 치고 난리가 난 것이다. 그러자 소년은 쓰러져 주저앉고 말았다. 다시 일으켜 세우고  부축하며 걸어보라고 하지만 소년은 한발자국도 걷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혼자 일어서지도 못하였다. 이소년도 자기가 이곳에 와 있고 비둘기를 안고 있었던 것에는 수궁이 갔지만 걸었던 기억은 없었다. 단지 현관앞에서 안타깝게 소리쳤던 기억만이 떠오를 뿐이다 .어쩌면 그동안 부모도 주위 사람도 소년이 소아마비 장애자라고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놓았기 때문에 걷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후 소년은 짧은 거리이지만 혼자서 걸었다는 사실하나만 믿고 피나는 연습과 훈련끝에   조금 절룩거리기는 했지만 휠체어나 지팡이의 도움없이도 혼자서 독립적으로 걸을 수 있게 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잘알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라는 책을 읽어보면 그녀는 토크쇼의 여왕, 영화배우, 영화와 TV프로 제작, 출판, 하포 엔터테이먼트 그룹의 대표, 20세기 인물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심지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인물 3위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까만 피부의 흑인, 100킬로의 뚱뚱한 몸매, 14세가 될 때까지 친척들에게 학대를 당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만약에 그녀가 자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거나 스스로 인생이 쓰레기라고 생각 했다면, 지금의 그녀가 있을 수 있었겠는 가 말이외다.?참으로 위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크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문제는 우리의 생각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었는가에 따라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건전한 자존감인 항상 할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삶을 영위할 때 분명 우리의 삶의 여정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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