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에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의 실적을 따라잡는 국내 제약회사가 나올지 주목된다. 주인공은 유한양행이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155억4000만원(공시 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옛 동아제약에서 전문의약품 사업 분할로 만들어진 동아에스티는 전날 1분기 매출 실적이 479억원이라고 공시하면서 "회사 분할 전 동아제약 기준 매출액은 2천156억원"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이 분할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올해 1분기에는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이 사실상 업계 공동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옛 동아제약은 지난 1967년 이래 연간 기준으로 단 한 차례도 업계 1위를 내준 적이 없다. 분기 실적으로 동아제약이 추격을 허용한 것도 지난 2010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 녹십자에 백신 주문이 몰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신제품으로 돌풍을 일으켜 올들어 매출이 크게 성장했고 동아에스티는 리베이트 사건으로 의료계 불매운동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라며 "지주사 전환과 '역대 최대 리베이트 사건' 등 여러 상황이 겹치긴 했어도 동아제약으로선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한양행이 지난해 기준으로 1500억원이 넘는 연간 매출 격차를 한 해만에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아에스티와 비상장사 동아제약의 매출을 합친다면 올해도 업계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주요 제약사도 이날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녹십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3% 급락했다. 매출은 1790억원으로 유한양행에 이어 3위였다.

녹십자는 연구개발 투자 증가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매출은 17.3% 늘어난 170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영업이익 180억원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대웅제약은 영업이익이 169억원으로 50.1% 늘었지만 매출액은 5.6% 감소한 162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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