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걸 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


‘독립운동계의 ‘3만’ 정순만’ 출간

5년동안 국내외 자료수집 집대성

 

충북 청원 출신의 독립운동가 정순만(鄭淳萬·1873~1911년)의 생애와 활동에 관한 방대한 자료가 최초로 집대성된 자료집 ‘독립운동계의 ‘3만’ 정순만’이 출간됐다.

충북대 박걸순(55·☏043-261-3591) 사학과 교수는 지난 5년 간 국내·외 지역의 자료수집과 분석 끝에 이승만, 박용만과 함께 독립운동계의 ‘3만’으로 평가되는 정순만에 대한 연구를 최근 마무리했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승만과 박용만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그들과 어깨를 견주며 민족운동을 주도했던 정순만은 정작 우리 지역사람들조차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이승만에 대한 자료는 800여편이, 박용만에 대한 자료도 100여편에 달하지만 정순만은 3편에 불과할 정도로 역사적 평가가 상반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에 박 교수는 지역의 민족운동가를 조명해야겠다는 의무감에 지난 2008년부터 정순만의 족적을 찾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정순만은 청원 옥산면 덕촌리 하동 정씨 집성촌에서 출생해 독립협회, 상동청년회 등에서 간부를 역임하며 한말 민족운동을 주도했고, 1906년 이상설·이동녕 등 동지들과 망명해 박간도 용정과 연해주에서 민족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상동청년회의 서기로 이승만·박용만·김구·이준·이동녕·최재학 등과 멕시코 이민 참상 규탄·일제 황무지 개간권 요구 반대투쟁, 을사오조약 반대 상소투쟁, 을사오적 암살 기도 등에도 앞장섰다.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처단 의거 때에도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일제로부터 배후 인물로 지목 당했음에도 거사 후 안중근의 구명을 위해 모금에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박 교수는 “이 같이 우리나라 민족운동에 선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우리 지역 사람이지만 지역민조차 그를 알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는 그가 1911년 요절해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독립운동 당시부터 지역 파쟁의 희생이 돼 정당한 역사적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자료수집과 분석 등을 통해 박 교수가 완성한 자료집 ‘독립운동계의 ‘3만’ 정순만’은 한국학 전문 출판사인 경인문화사에서 발간됐으며, 사진편·논문편·자료편 등 3부로 구성됐다. 675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집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일제 비밀문서 등 희귀자료가 적지 않다.

박 교수는 정순만 자료집 준비와 함께 또 다른 충북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 조동식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왔다.

그는 “3.1운동 때 처음으로 산 위에서 횃불을 지피는 ‘봉화 만세운동’을 주도한 청원군 출신의 조동식 선생에 대해 오는 13일 세미나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봉화운동에 대해 학술적으로 다룬 적이 없고, 일제 때 만주로 집단 이주한 집성촌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식과 관련된 자료 조사에는 김주용 독립기념관 선임연구위원과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이 함께 참여했다.

지난 2007년 충북대 교수로 부임하기 전까지 20년간 독립기념관에서 근무했던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독립운동사에 관한 연구에 몰두했다.

독립기념관에서는 해외 독립운동유적지 관리에 관한 일을 가장 보람으로 여긴다.

1995년 복원된 중국 중격의 임시정부청사 복원과 상해에 윤봉길 기념관 건립 등이 모두 박 교수가 책임지고 추진한 일이다.

청원에서 태어나 내수초와 내수중, 충북고를 졸업한 박 교수는 학창시절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많아 충북대 사학과에 진학했고, 충남대에서 사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중 1987년 독립기념관 연구원 공채에 당당히 합격했다.

독립기념관에서의 독립운동사 연구가 대학에서도 끊이지 않는 그는 ‘역사 전문가’인 만큼 일본의 잘못된 역사 교과서,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우리나라 역사가 왜곡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할 숙제가 남았다.

어디서든 ‘배려’와 ‘최선’을 늘 염두하고 살아가는 그는 가족으로 부인 김성숙(55)씨와 2남을 두고 있다.

▶글/오상우·사진/임동빈·영상/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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