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상대 실험 세계 첫 사례

일본 연구팀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벌인 '자궁 이식후 출산' 실험에 성공했다고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게이오대와 도쿄대 연구팀은 암컷 게잡이 원숭이(만 6세)에게서 자궁을 떼어냈다가 복원했고, 이 원숭이가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자궁 복원 수술시 모세혈관 4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연결했다. 원숭이는 수술 후 30여일 지났을 때 다시 월경을 시작했고, 110여일 쯤 지나서 자연 임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배 후 140여 일 만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자궁이식 후 출산 실험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사람의 경우 유럽 국가에서 자궁 이식후 임신까지 한 사례는 있었다.

이번에는 자궁을 떼어냈다가 복원하는 이른바 '자가 이식'이었지만, 연구팀은 이미 원숭이의 자궁을 다른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이같은 기술이 확립될 경우 병으로 자궁을 잃은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자궁이 심장이나 간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가 아니고, 뇌사후 이식 대상 장기도 아니라는 점에서 윤리적인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스 이오리(木須伊織) 게이오대 조교수는 "원숭이는 자궁의 모양이나 월경 주기가 인간과 비슷하다"며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거나 자궁을 잃은 환자가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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