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뷰티박람회 VS 뷰티디자인대회
민주당 “정치적 의도” 정 의원 “명예총재일 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현직 충북지사 사이에 벌써부터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도가 지난 3일부터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10~13일 ‘제7회 코리아 뷰티디자인 세계대회’가 개최된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이시종(민주당) 충북지사와 전 충북지사인 정우택(청주 상당·새누리당) 의원이 이 두 대회를 주관하거나 관여하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 지사는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고, 정 의원은 코리아 뷰티디자인 세계대회를 주관하는 세계뷰티문화산업교류협의회 명예총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번 오송 뷰티박람회에 많은 애정을 보였다. 박람회를 계기로 충북이 화장품·뷰티산업을 선점, 충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구상까지 내놓았다.

특히 박람회가 끝나고 나서도 뷰티 전문산업단지와 화장품·뷰티기기 멀티콤플렉스 조성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도는 이번 박람회 개최에 ‘올인’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코리아 뷰티디자인 세계대회’가 오송뷰티박람회 기간 중 열려 경쟁 양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 의원 측은 최근 이 대회를 알리는 보도자료까지 내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 의원 측은 지난 1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헤어·피부·메이크업·네일아트 4개 부문에 56개 종목에서 최고의 아티스트를 뽑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고 이 대회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세계 56개국에서 1만여명의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미의 제전으로, 국내 뷰티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오송 뷰티박람회 성공 여부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충북도로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격돌했던 전·현직 지사가 ‘뷰티 산업’을 놓고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정 의원에 대해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송 뷰티박람회는 1년 전부터 준비해 온 국제행사”라며 “지역 국회의원이 박람회 기간에 유사한 성격의 다른 행사를 홍보하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명예 총재라면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와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했어야 할 것”이라며 “오송 박람회에 재를 뿌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살만한 처신은 지역 국회의원인지 구별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은 즉각 반박했다.

정 의원 측은 “정 의원은 명예총재라서 협회가 어떤 행사를 준비했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인지 등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명예총재는 의사결정 단계에서 의견을 내거나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대회는 경연이 주요 행사지만 박람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충북을 홍보하는 것이어서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지영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